[This Week]원화강세가 증시 ‘봄 소식’으로 들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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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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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불과 2주 만에 200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V’자형 급등세를 보였다. 단기적으로 두 가지 변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 가능성과 원화 강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다.

외국인은 12일간 3조6000억 원을 순매수했다. 그동안 조정 국면에서 6조3000억 원을 순매도했는데 57%를 다시 채웠다는 뜻이다. 일련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공매도 포지션 청산, 아시아 지역의 롱쇼트 전략,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의 비중 확대가 동시에 몰리면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크게 늘었다.

외국인 매수가 지속된다면 수급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이 계속될 것이다. 포괄적인 측면에서 외국인 매수 전략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재개됐다는 점, 신흥국 긴축 강도가 점진적으로 둔화된다는 점, 신흥국 대비 선진국 선호 현상이 완화된다는 점, 해외 뮤추얼 펀드의 자금 이탈이 진정됐다는 점 등이 주요 배경이다. 국내 수요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중립 이상의 매매 전략을 유지한다면 국내 증시의 수급 환경은 크게 개선될 것이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원화 강세도 주목해야 한다.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강세 속도만 완만하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다. 첫째, 글로벌 위험자산 수요가 증가하는 국면에서 원화는 강세 흐름을 보인다. 이번에도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와 원화 강세가 동행하는 구도다. 둘째, 수출 주도의 개방형 경제구조에서 원화 강세는 글로벌 거시환경의 상승동력(모멘텀)이 긍정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늘 그랬듯 글로벌 경기가 안정된 상황에서 원화 강세가 나타난다. 셋째, 원화 강세를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수 있다. 넷째, 원화 강세가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에 미치는 영향은 견딜 만하다.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졌고 단가 하락을 물량 증가로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원화 강세로 업종별 주가는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2,100 선 이상에서 상승 탄력이 둔화될 경우 1순위 주도업종(화학 자동차 정유)보다 2순위 후발업종(반도체 금융 철강 기계)을 주목해야 한다. 원화 강세 흐름과 맞물려 내수주가 부각되면서 금융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는 일련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미국의 3월 비농업고용은 시장 예상을 웃돌며 21만6000명이 늘었다. 국내 3월 수출도 작년 동기 대비 30.3% 증가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486억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주가 상승이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기초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주는 경제지표보다 유럽중앙은행의 4월 통화정책 회의를 주목해야 한다.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근거로 금리인상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의 첫 번째 금리인상이 된다. 선진국 통화 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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