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물가-금리가 불안? 아직은 ‘경기확장’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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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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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증시의 걱정거리는 정말 한도 끝도 없는 것 같다. 몇 달 전만 해도 리비아 사태나 동일본 대지진을 어디 예측이나 했겠는가. 온갖 돌발 상황을 미리 다 알 수 없고 설혹 안다고 한들 일일이 대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세상사가 엮어 만드는 경기와 기업수익의 방향성에 집중하는 일이다. 경기를 이끌거나 그 발목을 잡을 만한 변수에 대해 유연하고 폭넓게 그림을 그려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선 지구촌 인플레의 중심에 있는 국제유가의 방향성을 보자. 유가는 우리 경제와 기업 채산성을 점점 위협해 올 것이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루 증산능력이 약 600만 배럴로 아직 여유가 있고 일본 수요에도 공백이 생긴 만큼 지금 당장 세계 원유 수요가 폭증할 여지는 크지 않다. 현재로서 유가가 추가 급등할 요인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인데 만약 돌발적인 사유로 유가가 더 뛴다면 지금 세계경제의 체력으로는 수요 자체가 줄어들 것이므로 논리적으로 유가의 상승 지속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유가변수는 일단 중립으로 두자.

유가와 더불어 고민할 변수는 각국의 이자율이다. 금리 상승은 어느 정도는 경기 회복의 증거이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의 기저효과가 낮아지는 올 하반기부터다. 국내외 통화긴축의 강도가 예상보다 강해지거나 시장금리의 오름세가 빨라진다면 이는 인플레의 본격 부담을 뜻한다. 증시도 적지 않은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특히 미국의 장기금리와 정책금리의 괴리가 커질 경우 통화긴축에 대한 부담과 함께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실질수요가 물가를 자극하는 힘이 더 커지려면 그 이전에 경기 관련 지표가 먼저 더욱 강세를 보여야 한다. 이런 면에서 금리변수는 당분간 호재도 악재도 아니다.

끝으로 환율의 변동성이 향후 경기에 주는 의미는 작지 않다. 올해는 달러화의 강세나 약세, 그 어느 쪽도 달갑지 않다. 미국 경기의 더딘 경기 회복과 금융 완화의 연장이라는 최적의 조합이 증시에 가장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엔화는 우리 기업 채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향후 일본 재건 과정에서 점차 약세로 기울 수 있다. 원화가 100엔당 1200원을 하향 돌파하면 우리 기업의 부담이 커질 터인데 아직 그런 수준은 아니다.

이상은 기업의 수익성 요인인 동시에 글로벌 유동성 요인이다. 따라서 각 변수의 단편적인 흐름보다는 그 조합의 의미가 더 중요하다. 즉 증시에서 경기 호조와 인플레, 어느 쪽의 힘이 더 세게 작용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인 셈이다. 언젠가는 주가가 경기 확장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과 통화긴축, 인플레의 덫에 걸려 더는 오르지 못하고 뒷걸음질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물가와 금리가 경기요인을 완전히 누를 만큼 아주 강하지도, 위협적이지도 않다. 아직은 주변의 불안한 지표에도 경기 확장의 힘이 좀 더 세게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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