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46m 하노이 ‘랜드마크72’ 베트남 건축史 새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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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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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 8월 완공 박차… 상위 1% 계층 청약경쟁

베트남 하노이 팜흥스트리트에서 베트남 여성 두 명이 경남기업이 지은 복합건축물 ‘랜드마크72’의 아파트를 둘러본 뒤 가족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베트남 사회에서 상류층에 속하는 이 여성들은 “그동안 베트남에서 많은 아파트를 둘러봤지만 랜드마크72처럼 고급스러운 곳은 없었다”며 흡족해했다. 하노이=나성엽 기자 cpu@donga.com
18일 오전 11시경 베트남 하노이의 중심가 팜흥스트리트.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해당하는 팜흥스트리트를 달리던 자동차의 창밖으로 거대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빌딩 위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빌딩 중간층부터 구름에 가려 그 이상은 볼 수 없었다.

이 건물은 베트남에서 가장 높고 총면적도 가장 넓은 복합건축물인 ‘랜드마크72’(72층·높이 346m)이다. 19일에는 전날 흐린 날씨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아파트 두 동(922채)도 눈에 들어왔다. 복합건물이 워낙 커 왜소해 보였지만 48층짜리 아파트 역시 높이 211m를 자랑한다.

랜드마크72의 높이는 기존 최고층 건물인 호찌민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62층·262m)보다 84m가 높다. 총면적도 서울 여의도 63시티의 3.5배, 역삼동 스타타워의 2.7배 수준이다. 인근의 다른 건축물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큰 랜드마크72의 시공사는 한국의 경남기업이다. 경남기업은 2007년 6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투자 승인을 받은 뒤 두 달 뒤인 8월 공사를 시작해 이달 20일 아파트 입주를 시작했다. 호텔, 극장, 백화점 등이 들어서는 랜드마크72는 19일 골조공사를 마쳐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으며 8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베트남 정부(과학기술부 특허소유국)가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랜드마크’라는 명칭을 허용한 랜드마크72는 베트남 건축사의 한 획을 긋는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다. 베트남 정부는 수도를 하노이로 정한 지 1000년이 되는 해(2010년)를 즈음해 하노이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상징적 건축물’을 짓기로 하고 경남기업에 공사를 맡겼다. 일본 업체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사업계획이 부실하고 공사 기간을 맞출 능력이 없어 탈락했다.

베트남의 상징을 짓는 10억5000만 달러(약 1조1800억 원)짜리 프로젝트에 경남기업은 ‘코리안 드림팀’을 구성했다. 아파트 내부를 한국 제품으로 꾸몄다. 동양강철 창호와 삼성전자, LG전자 냉장고가 보였다. 엘리베이터는 현대엘리베이터 제품이었다. 김상국 경남기업 현장소장은 “전체 자재의 70%가량을 한국 제품으로 썼다”며 “덕분에 공사 대금의 대부분을 한국으로 들여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공사를 통해 베트남의 상위 1% 계층에 한국을 알리는 효과도 거뒀다. 랜드마크72의 분양가는 3.3m²당 약 1000만 원 수준으로 웬만한 한국의 아파트보다 비싸다. 그런데도 19일 현재 분양률이 91%가 넘었다. 당일 행사장에는 BMW, 아우디, 렉서스 등 고급 승용차들이 주차장을 메웠다.

하노이=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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