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롯데호텔의 이미지 글로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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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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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남 대학생이 차문 열어 드립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도어데스크로 일하는 러시아인 니키타 페드로브 씨가
반갑게 고객을 맞으며 차 문을 열어주고 있다. 그는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와 국
어국문학을 배우고 있다. 사진 제공 롯데호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도어데스크로 일하는 러시아인 니키타 페드로브 씨가 반갑게 고객을 맞으며 차 문을 열어주고 있다. 그는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와 국 어국문학을 배우고 있다. 사진 제공 롯데호텔
최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을 방문한 분들이라면, 호텔 정문 앞에 제복을 입고 늠름하게 서 있는 러시아 청년을 본 적이 있지 않나요? 당신이 차에서 내릴 때 그가 문을 열어주면서 “안녕하세요”라고 유창한 한국어 인사를 건네진 않던가요?

니키타 페드로브 씨(21). 러시아에서 대학을 다니다 지난해 한국에 와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롯데호텔서울 도어데스크(호텔 입구에서 고객을 안내하는 일) 직원(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죠. 국내 호텔업계에서 외국인이 도어데스크를 맡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를 만나 고객들의 반응을 물었더니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처음엔 의아해하거나 놀라는 반응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친근하게 대해주는 분이 많아요.”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모로코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그는 높임말이 있는 동방예의지국의 매력에 빠져 있답니다. 내년 여름 러시아로 돌아가면 롯데호텔이 지난해 문을 연 첫 해외 체인인 ‘롯데호텔 모스크바’에서 일하는 게 꿈이랍니다.

이 호텔에는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에서 일하는 보나룩 빅토리아 씨(21), ‘페닌슐라’ 바의 올가 나자로바 씨(27) 등 러시아인 직원이 두 명 더 있습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딸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등 가족들과 한국에서 보낸 이번 설 명절 때 빅토리아 씨는 뷔페 레스토랑에서 열심히 손님들을 맞았습니다. 나자로바 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산타 복장을 하고 어린이 손님들과 어울리기도 했습니다. 이 호텔에는 프랑스인 2명과 일본인 1명도 지배인실과 마케팅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각 호텔에는 외국인 조리사가 종종 있지만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분야에 외국인이 배치된 적은 드물었습니다. 롯데호텔은 왜 이들을 기용했을까요.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내수 이미지가 강했던 롯데의 이미지를 글로벌하게 바꾸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에 이어 베트남과 중국 진출도 계획하고 있는 롯데호텔은 최근 150여 명의 직원(전체의 10%)을 단기로 해외 연수를 보내고 있는데, 사상 최대 규모랍니다. ‘글로벌 리딩 기업이 되려면 부지런히 보고 배워야 한다.’ 신격호 회장의 주문이랍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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