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호텔의 박인선 마케팅커뮤니케이션즈실장은 겨울 비수기를 앞두고 객실 판매를 늘리라는 과제를 받은 뒤 밤잠을 설치며 고민해야 했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경우 1, 2월에는 외국인 비즈니스 손님이 큰 폭으로 주는 것이 일반적. 이를 메우려 주요 호텔들이 내국인을 대상으로 할인가격에 ‘윈터 패키지’를 판매해왔지만 이 상품도 주로 주말에 팔리고 주중에는 예약률이 낮았다.
“주중에 호텔방을 누구에게 팔아야 할까?” 야근에 지쳐 스스로 호텔방을 잡고 다음 날 출근하던 박 실장 머릿속에 생각이 스쳤다. “아. 나처럼 야근하는 직장인에게 호텔이 필요하겠구나.”
김 실장은 바로 주변 직장인 설문조사에 들어갔다. 야근이 잦고 집이 먼 직장인들에게는 충분히 수요가 있었다. 많은 남성 직장인이 찜질방에서 대충 눈을 붙이고 출근하지만 다음 날 몸이 너무 힘들다고 푸념했다. 와이셔츠를 못 갈아입는 것도 불만이었다.
여성들은 잠을 푹 잘 수 있고 화장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했다. 호텔 식당으로 밥 먹으러 내려가기도 불편하니 조식도 룸서비스를 해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가격대는 15만 원 정도면 충분히 묵을 만하다는 답을 얻었다.
박 실장은 바로 이에 맞춰 상품을 디자인했다.
그랜드앰배서더호텔이 27일부터 국내 호텔 최초로 야근 직장인 전용 호텔패키지를 내놓는다. 연말연시 야근 또는 송년 신년 모임으로 피로가 쌓인 직장인이 출퇴근 시간을 아껴 숙면을 취하고 출근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상품이다. 거위털 베개, 특수 제작 매트리스 등이 갖춰진 슈페리어룸 1박과 룸서비스 콘티넨털 조식, 칫솔, 치약, 면도기 3종 세트, 와이셔츠의 주름을 펴주고 항균 효과를 주는 링클 프리(Wrinkle Free) 스프레이, 구두 광택 서비스, 사우나 이용권, 무료 인터넷이 포함된다. 여성용 패키지는 면도기 대신 폼클렌저, 에센스, 크림과 샤워젤 및 보디로션, 샴푸 등의 세트가 제공된다. 패키지 가격은 15만 원이며 주중에 운영한다.
이 호텔은 겨울방학을 맞은 선생님들을 위한 상품도 내놓았다. 가격은 18만5000원. 교사 자격증을 제시하면 기존의 윈터패키지에 더해 6만 원 상당의 마사지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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