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치킨 유통구조 어떻기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5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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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통큰치킨’ 논쟁의 불똥이 프랜차이즈 업계로 튀었다. 롯데마트는 16일부터 치킨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지만 누리꾼들은 연일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의 가격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에 대해 “가맹점주를 대신해 관리비와 홍보비, 마케팅 비용 등을 쓰고 나면 남는 이익이 많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다. 과연 누구 말이 맞는지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의 유통구조와 현실을 들여다봤다.

○ 프랜차이즈 ‘닭’ 유통구조는

15일 한국계육협회가 고시한 살아있는 닭 1kg 가격은 1580원이다. 매일 100원 정도 차이가 있지만 12월 들어 1480∼1680원을 유지하고 있다.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2500원 이상으로 오를 때도 있다.

보통 치킨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가공용 생닭은 1kg 내외. 닭의 털을 뽑고 머리와 발, 내장을 제거해 1kg이 나오려면 1.5∼1.6kg짜리 닭을 잡아야 한다. 15일을 기준으로 하면 약 2400원짜리 닭을 써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닭을 잡는 도계장 작업비 500원 정도를 더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이를 먹기 좋게 토막 내고 세척한 뒤,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고 기본양념을 하고 이익을 더해 4400원 정도에 가맹점으로 보낸다. 가맹점에서는 튀김가루와 기름, 치킨 무, 콜라 등 부재료비 약 5000원이 더해진다. 배달 유류비와 점포 임차료, 점주 이익 6000원 정도를 더해 1만4000원에서 1만6000원에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 “많이 팔수록 본사가 많이 가져가”

겉으로 보기에 가맹점주는 재료값을 빼고 6000원 정도 이익을 올리는 것으로 보이지만 배달 유류비와 임차료 등을 제외하면 결국 ‘인건비’ 정도가 남는다는 것이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서울 성북구의 한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 가맹점주는 “닭 한 마리를 팔아 3000∼4000원 남으면 많이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 가격의 15∼20%가 이익률이라고 밝힌 가맹점주도 있다.

가맹점비는 500만∼1000만 원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생닭보다 부재료에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이익을 남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명 브랜드 치킨 업체의 한 가맹점주는 “기름이나 양념 등은 치킨 맛을 유지해야 한다며 본사 것을 받아서 쓰는 것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중보다 비싼 걸 알면서도 쓰고 있다”며 “우리가 많이 팔수록 본사가 많이 가져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른 가맹점주는 “본사가 마케팅과 홍보를 해주기 때문에 ‘브랜드 치킨’을 택했지만 재료를 마음대로 못 쓰는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동네 치킨집을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 ‘과열경쟁’의 악순환 지적도

이런 현상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수익 구조 가운데 재료 공급으로 가져가는 수익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매출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내는 선진국 프랜차이즈와 달리 한국의 경우 대부분 로열티가 없기 때문에 원재료 가격을 올려 수익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가맹점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부분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사이의 과열 경쟁을 꼬집는 목소리도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쉽게 이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여서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가맹점주는 “반경 100m 내에 치킨집이 20개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러다 보니 업체 간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실제로 매출 상위권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부분이 ‘톱스타’를 광고 모델로 쓰고 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은 “마케팅 비용만 낮춰도 프랜차이즈 본사의 공급가격이 상당히 낮아진다”고 말했다.

한편 닭·오리 생산 및 판매자 모임인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는 15일 롯데마트가 자신들을 폭리를 취하는 악덕 사업자로 내몰았다며 롯데마트 측에 원가를 공개하고 ‘역마진’을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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