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美 고용-생산-소비… 사라지지 않는 더블딥의 그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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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수 증가폭 3년만에 최대… “추가부양 없으면 다시 추락” 경고

짧은 회복 뒤에 다시 침체로 빠져드는 듯했던 미국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발표된 지표들이 잇달아 개선 추세를 보이면서 새해를 맞는 미국 경제가 기지개를 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섣부른 기대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1일 미국 뉴욕증시는 잇따라 개선된 것으로 발표된 지표들에 힘입어 2.27%나 오르는 급등 장세를 연출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49.76포인트나 올랐다.

이날 반가운 소식은 고용 쪽에서 먼저 나왔다.

미국 ADP 임플로이어 서비스(employer service)는 민간고용 집계를 토대로 지난달 미국 민간부문의 고용 근로자 수가 9만3000명 증가해 2007년 11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올해 10월의 증가폭도 애초 발표됐던 4만3000명에서 8만2000명으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이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1월 제조업지수가 56.6을 나타냈다고 발표해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달의 56.9에 비해서는 소폭 낮아진 것이지만 최근 6개월 동안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앞서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는 지난달 30일 11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54.1을 나타내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경기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지난달 중순부터 회복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체 12개 지역연방은행 구역 중 10개 구역에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는 최대 소비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와 사이버먼데이(추수감사절 다음 주 월요일)에 소비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초기 집계 결과 올해 사이버먼데이였던 지난달 29일 소비지출이 집계 기관에 따라 작년보다 15∼21%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고 30일 보도했다.

경기회복 분위기가 뚜렷해지자 골드만삭스는 1일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에서 “최근 몇 주간 경기회복 전망이 크게 밝아졌다”며 “내년 성장률 전망을 종전 2.0%에서 2.7%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미국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롭 보스 유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유엔의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추가 부양을 실시하지 않으면 내년에 ‘더블딥’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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