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코리아 파워]“최강 기술 + 마케팅 + 조직 + 인력… 세계 1위 달성은 시간문제”

  • 동아일보

세계 최고층빌딩 ‘부르즈 칼리파’ 등 해외서도 이미 “넘버원”
상반기 해외수주액 작년전체의 2배 기록 “파죽”


증권가에서 신화로 통하는 삼성물산 정연주 사장은 해외 사업에 관심이 많다. 2003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에 오른 이래 6년여 만에 주가를 3000원대에서 12만 원대로 끌어올렸다. 해외플랜트 사업을 끌어모으며 매출도 취임 당시 1조1300억 원에서 지난해 4조 원까지 늘렸다. 지난해 말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긴 정 사장은 건설부문에서 다시 한 번 신화창조를 꿈꾸고 있다. 기술력, 마케팅, 조직, 인력 등에서 세계 1등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 올해 상반기 수주액 지난해 2배

정 사장이 목표로 잡은 삼성물산의 올해 해외수주목표 82억 달러였다. 이전까지 연간 2조 원 안팍의 해외수주액을 올렸던 삼성물산에는 거의 4배에 가까운 수치였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 대한 삼성물산의 자신감이 결코 헛구호가 아니라는 점이 올해 실적을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해외수주만 4조76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해외수주의 2배에 이르는 수치를 상반기에 달성한 셈이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점은 삼성물산의 해외수주가 특정 시장이나 상품에 한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가 여전히 중동지역의 정유 화공플랜트에 집중된 것과 달리 삼성물산은 플랜트를 비롯해 건축, 토목 등 전 분야에 걸쳐 고른 해외수주를 보이고 있다. 다양화된 시장과 상품은 삼성물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현재보다 오히려 미래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다.

정 사장은 “건축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르즈 칼리파를 비롯해 삼성전자의 각종 첨단공장을 건설한 건축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을 점차 확대해가고 있다”며 “6월 아부다비 첨단 병원시설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글로벌 수준의 삼성물산 기술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총 12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클리블랜드 클리닉 건설공사에 삼성물산은 삼성서울병원 등 첨단의료시설 건설 경험과 특히 미국 친환경건축물 인증인 LEED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사를 물리치고 수주했다.


여기에다가 싱가포르에서 지하철 역사 위에 116개 병실과 전문 클리닉 189실, 호텔 223개실로 이뤄진 지상 20층 복합의료시설 공사를 수주했다. 미국에서는 텍사스 오스틴지역에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공사를 총 4억5600만 달러에 수주했다.

○ 플랜트 분야의 강자로 육성

정 사장은 “건축뿐만 아니라 플랜트 분야 역시 중장기 성장동력”이라며 “아부다비에서 이미 알수웨이핫 S2 민자 담수발전플랜트를 시공하는 등 발전플랜트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플랜트분야의 기술력과 해외시장에서 뿌리내린 글로벌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삼성물산은 UAE 아부다비 원전을 수주했다. 시공과 관련된 총계약 금액은 55억9425만 달러로 삼성물산이 45%인 25억1741만 달러(약 2조8729억 원)의 지분을 갖는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싱가포르 LNG터미널(액화천연가스 인수기지공사)을 6억2800만 달러에 단독 수주하기도 했다. 추후에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싱가포르, 아부다비 등지에서 민자 복합화력발전을 비롯해 파이프라인 공사 등 다양한 플랜트 프로젝트에 입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지하고속도로 등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토목 분야 역시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세계 5위의 사장교인 인천대교로 대표되는 삼성물산의 토목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아부다비 살람지하차도를 비롯해 싱가포르 마리나해안고속도로 등 지하토목공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0년은 삼성물산이 글로벌 초일류 건설사라는 중장기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원년이다. 기존 제품과 시장에서의 최고수준 위상 확보, 신시장과 신상품의 적극 개발, 글로벌 사업수행 역량 확보 등 확실한 기반을 다져가는 원년인 셈이다.

삼성물산은 향후 공격적인 신시장 및 신상품 개척을 통해 글로벌 건설사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우선 중장기 비전 달성을 위해 두바이와 싱가포르에 집중된 시장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실제 UAE 아부다비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가 하면 사우디아라비아, 북아프리카 알제리, 북미 등 신규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고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건축분야의 최첨단 기술과 공법을 바탕으로 추후에도 병원건물을 비롯해 경기장, 문화예술시설 등 인류의 복지와 관련된 시설물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내 최초 LEED 인증 최고등급을 받은 친환경 건축물 ‘그린투모로우’의 기술을 확대 발전시켜 추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적극적인 수주계획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에너지분야 플랜트에 대한 공략에도 박차를 가해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분야를 중점 육성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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