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미쟝센 린스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시가 있다. 해피바스 내추럴 유래 96.6% 보디워시는 생분해도가 높아 수질 생태계를 보존하는 데 힘을 보탠다. 송염 은예보진 치약은 한국표준협회의 로하스(LOHAS) 인증을 획득해 고객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게 했다. 9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집무실에서 만난 아모레퍼시픽 배동현 부사장(55·사진)은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은 친환경 제품으로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국내 뷰티헬스 업계 최초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 DJSI 월드, DJSI 아시아퍼시픽, DJSI 코리아 등 3가지 인증을 획득했다. 개인용품 부문에서는 ‘월드 리더’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DJSI 아시아퍼시픽에만 들어갔다. 배 부사장은 “DJSI 월드는 2012년을 목표로 준비해왔는데 뜻밖의 연락을 받고 상당히 놀랐다”면서 “지속가능경영을 성장 전략이자 생존 전략으로 삼았는데 그동안의 성과를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는 2007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협약인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에 가입했다. UNGC가 표명하는 인권, 노동, 환경 및 반부패에 관한 10대 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이다. 이를 계기로 2008년 지속가능경영 비전을 수립하고 2009년에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펴냈다. 협력사가 저탄소 경영체계를 구축하도록 지원하고 동백, 인삼, 닥나무 등 생산지와 직접 원료 구매 계약을 맺는 ‘아리따운 구매’에도 나섰다. 제주와 전남 강진에 있는 171만 m²(52만 평)의 녹차 밭은 매년 약 9000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회사 측이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잡기 위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소비자들이 기업에 원하는 첫 번째 항목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친환경 원료 구매부터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제조 과정과 포장재 적용, 제품을 판매한 뒤 공병 회수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원칙을 정한 뒤 이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지속가능제품’이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이런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매년 매출액을 10%씩 늘려가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지속가능제품’은 35품목에 매출 330억 원이었고, 올해는 9월 기준으로 67품목에 6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친환경 제품 생산이 원료 수급 문제 등으로 상품화가 어렵고 매출도 미미했지만, 최근 소비자 인식이 바뀌면서 대량소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녹색과 성장이 나란히 놓이기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지속가능한 제품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는 시대가 이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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