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소방청에 납품되는 심장충격기(AED). 제품 가운데의 모니터로 환자의 심전도를 즉석에서 점검할 수 있다. 사진 제공 대우저팬
한국의 의료기기 전문업체가 개발한 심장충격기(AED)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소방청에 납품된다. 한국산 AED가 일본의 방재 관련 기관에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일본법인(대우저팬)은 9일 도쿄도 소방청과 한국 중소기업인 CU메디칼시스템이 개발한 AED 219대(총 납품가격 2500만 엔)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내년 3월까지 도쿄 내 68개 소방서와 구급차에 비치된다. AED는 심장박동이 갑자기 멈춰 쓰러진 급심정지 환자에게 전기충격을 줘 응급 소생시키는 의료기기다.
CU메디칼시스템은 AED 제조개발 전문업체로 국내 점유율이 60%에 이르고, 세계 68개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유독 일본만은 수출 실적이 없었다. 수입승인을 해주는 일본 후생노동성의 허가 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데다 한번 납품계약을 맺으면 거래처를 좀처럼 바꾸지 않는 일본의 독특한 거래 관행 때문이다. CU메디칼시스템의 AED 역시 수입승인을 받는 데만 3년, 소방청 납품 계약까지 다시 3년이 걸린 이유다.
일본에서는 해마다 6만여 명이 급심정지로 사망해 AED 보급이 늘고 있지만 필립스(네덜란드) 메드트로닉(미국) 니혼코덴(일본) 등 쟁쟁한 글로벌 의료기기업체가 시장을 차지해 왔다.
대우저팬과 CU메디칼시스템은 일본 시장의 높은 벽을 제품경쟁력과 가격경쟁력으로 돌파했다. 이 제품은 경쟁 제품과 달리 4인치 크기의 모니터가 붙어 있어 환자의 심전도를 즉석에서 체크할 수 있고 배터리 충전식이어서 유지 비용이 적게 드는 게 장점이다. 200회가량 사용하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기존 제품에 비하면 5년 사용 유지비가 약 15만 엔 저렴하다. 대우저팬 오희정 팀장은 “도쿄도 소방청은 일본 방재 관련 공공기관을 대표하는 상징성이 있어 향후 타 지역 소방청에도 납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