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안전자산, 위험자산으로 이동 본격화할 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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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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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3년 만기 이내 국채금리가 일제히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낮아졌다. 또한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해 예금금리가 인하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의 경우에도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2000년대 들어 물가상승률이 높은 상태에서 금융위기로 급격하게 정책금리를 내렸던 2008년 말 카드사태의 후유증과 국민연금의 채권 대량 매수 때문에 시장금리가 급락했던 2004년 말에 이어 세 번째다.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일단 예금이나 채권형 펀드로부터 다른 자산으로의 자금 흐름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던 대표적 시기는 2004년 말이다. 국고 3년 금리와 예금금리가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기간이 3, 4개월 이어지자 예금 증가 속도가 급격하게 둔화되고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올해 들어 국내 자금 흐름을 보면 주식형 펀드로부터 자금이 흘러나와 예금 100조원을 포함해 채권형 펀드, 단기 금융상품으로 흘러 들어갔다. 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극대화된 상태가 이어지며 주식보다는 안전한 금리형 상품에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마저 위축되자, 시중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은행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은행들 역시 유동성 관리를 위해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줄이고, 이를 예금으로 대체하려 노력했다. 한마디로 투자자와 은행,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변화를 초래할 요인은 결국 마이너스 실질금리다. 예금자들은 이제 1년 동안 예금을 해도 실질구매력을 보전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는 조금 더 위험하지만 적어도 물가 상승분을 넘어서는 기대수익률을 갖는 자산으로의 자금 흐름이 나타날 것임을 시사한다. 이 때문에 채권가격이 떨어지는 대신 주식 등 상대적으로 변동성과 위험이 큰 자산의 자격이 오를 가능성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국내 주식 가치는 향후 이익을 감안할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주가수익배율의 역수에서 금리를 빼 준 수익률 갭은 과거 주가 급락기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주식 투자의 상대적 기대수익률이 채권보다 높은 상태임을 의미한다. 아직은 저변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완전히 완화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법한 상황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은행의 저금리 정책은 선진국 통화 팽창정책을 반영하는 것이라 쉽게 포기하기 힘들 것이다. 채권 매수 자금으로부터 여타 자산으로의 자금 흐름은 꾸준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실적도 좋지만 금리 측면에서도 주식시장의 걸림돌은 별로 없는 셈이다. 중국 금리 인상 등 단기 조정 요인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은 좋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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