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휴대전화 결제시대’ 본격 시동

  • 동아일보

근거리 무선통신 NFC 폰 이달말 출시
교통-신용카드 도어록 열쇠 사용 가능

명함을 주고받는 대신 상대방의 휴대전화에 내 휴대전화를 갖다대면 연락처가 교환되고, 옥외광고판의 영화포스터에 휴대전화를 갖다대면 영화 예고편이 휴대전화에 상영되는 서비스가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런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NFC 통신기술을 적용한 새 휴대전화를 13일 선보였다. 이 휴대전화는 삼성전자가 만들며 이달 말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 차세대 통신기술

NFC는 10cm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다. 블루투스나 전자태그(RFID) 등의 기술과 비슷하지만 블루투스보다 통신가능거리가 짧고 값이 싸며, RFID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통신거리가 짧은 건 단점인 동시에 장점이다. 외부에서 해커가 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싶어도 10cm 이내로 접근하지 않으면 통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 덕분에 최근에는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이 NFC 기술 관련 특허를 다양하게 출원하고 있으며 휴대전화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노키아도 내년부터 모든 스마트폰에 이 통신기능을 기본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기존의 블루투스나 RFID도 휴대전화 결제나 근거리 통신에 쓰였지만 NFC는 이런 기술보다 한 단계 발전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를 교통카드로 사용하는 건 기존 RFID 방식으로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는 휴대전화를 단순히 교통카드처럼 쓰도록 만든 기술이었다. NFC 휴대전화는 이를 넘어 친구나 가족의 교통카드를 충전시켜 주는 것도 가능하다.

또 기존의 휴대전화 모바일결제가 단순히 휴대전화가 신용카드를 대신하는 것이었다면, NFC 휴대전화는 신용카드를 읽는 기능도 있기 때문에 벼룩시장에서 내 물건을 팔고 난 뒤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나 접촉식 신용카드에서 돈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 올해 안에 시작되는 서비스

KT는 이런 NFC 휴대전화 보급을 앞당기기 위해 올해 안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우선 교통카드 기능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교통카드 잔액을 조회하고 이를 내 NFC 휴대전화로 충전시켜 주는 기능이 휴대전화 발매와 함께 도입된다. GS25와 GS칼텍스, 롯데마트 등에서 신용카드처럼 결제수단으로 쓰는 것도 가능하다.

또 아이레보는 NFC 휴대전화를 전자 도어록의 전자 열쇠로 쓸 수 있는 제품을 이르면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전화번호부나 탁상시계 등에 RFID를 내장해 휴대전화를 갖다대면 자동으로 미리 입력한 전화번호에 전화를 거는 기능도 도입된다. 예를 들어 배달 음식점에서 냉장고 자석 등의 기념품에 RFID를 내장해 고객에게 선물하면 고객은 이 기념품에 휴대전화를 접촉시켜 ‘원터치 배달전화’를 걸 수 있다. KT는 영화포스터에 NFC 휴대전화를 갖다 대면 예고편이 나오는 서비스도 올해 안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KT 개인고객전략본부장 양현미 전무는 “NFC가 보급되면 금융과 유통, 가전 등의 산업이 서로 융합되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다양한 제휴 파트너를 모아 이런 ‘컨버전스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NFC(Near Field Communication):


10cm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다양한 무선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기술. 전자태그(RFID)나 블루투스 등 기존의 근거리 통신기술과 비슷하지만 RFID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블루투스의 복잡한 기기 간 설정 등의 과정이 필요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통신거리가 짧아 상대적으로 보안 우려가 적고 가격도 저렴해 차세대 근거리 통신기술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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