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년 성적표]‘닥터올가팜’ 대구 수성점 이미근 씨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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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까지 굳이 유기농? 체험 이벤트로 女心녹였죠
남성들보다 사업 아이템 선정에 어려움을 겪기 쉬운 여성 창업 희망자들은 평소 관심이나 취미가 있던 분야로 접근하는 게 좋다. 미용과 화장품에 관심이 많던 이미근 씨(오른쪽)도 이 분야에 전문성을 추가해 창업에 성공한 모범 사례다. 이 씨가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맞춤형 상담을 해주고 있다. 사진 제공 FC창업코리아
《 최근 주부를 비롯해 창업에 관심을 갖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 경험이 부족하고 네트워크도 빈약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여성 창업자들은 “과연 무엇을 하면 좋을 것인가?”라는 아이템 선정 문제를 놓고 고민한다. 사업 아이템 선정은 창업의 첫 번째 단계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창업자의 경우 평소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에서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한다. 대구 수성구에서 유기농인증화장품전문점 ‘닥터올가팜’을 운영하는 이미근 씨(46)가 좋은 예이다. 》
○ 평소 관심 있던 분야에서 평생 하고 싶은 일 찾아

이 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아름다움의 근원’이라고 얘기할 만큼 미용에 관심이 많았다. 몇 년 전부터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이 씨는 평소 관심을 가진 뷰티 관련 분야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피부노화나 피부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이 씨는 유기농화장품 시장의 전망이 밝을 거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창업이라는 게 취미 수준으로 무작정 시작할 수는 없는 법. 이 씨는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먼저 ‘한국아로마테라피협회’와 호주아로마세러피 대학인 ‘ICHA’에서 공동으로 주관하는 아로마세러피 국제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성을 갖췄다.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화장품 회사에 입사해서 직접 매장을 관리하면서 시장 상황이나 소비 흐름을 파악하는 안목도 길렀다. 지역 신문에 ‘생활 속의 아로마’라는 고정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고, 지역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아로마세러피 강좌도 맡는 등 꾸준히 전문성을 키워나갔다.

본격적인 창업 준비 과정에서는 차별화에 주력했다. 이름만 천연화장품, 유기농화장품이라고 홍보하는 제품이 너무 많다고 판단했던 것. 이런 제품 대신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유기농인증마크가 부여된 제품만 판매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하기로 했다. 한 브랜드의 제품만 취급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회사의 인기 제품을 판매하는 ‘멀티숍’ 형식으로 고객의 편의성을 높여야겠다는 구상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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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에 대한 확신이 든 이 씨는 지난해 5월 33m² 규모의 점포 임차 비용을 포함해 총 8000만 원을 들여 ‘닥터올가팜’ 매장을 열었다.

○ 저조했던 초기 매출, 이벤트로 극복

철저히 준비하고 창업했지만 초기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유기농화장품이란 특성이 오히려 여드름 피부나 아토피 피부, 극도로 예민한 피부 등 문제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로 고객층을 한정시킨 것이 문제였다.

‘고객이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내가 고객들을 직접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한 이 씨는 건성과 지성 등 두 가지 피부 타입별로 구분한 유기농화장품 샘플을 들고 주변 상가와 사무실, 아파트 단지의 주부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유기농 인증 마크가 부여된 제품만을 판매한다는 것과 유기농화장품의 장점 등을 기술한 홍보 전단에 화장품 샘플을 붙여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광장이나 공원을 찾아가 파라솔을 펼쳐 놓고 무료 체험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무엇보다 유기농화장품의 장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렸죠. ‘먹는 것도 아닌데 굳이 유기농을 써야 하냐’는 소비자들에게 유기농화장품의 자연치유력이나 피부면역력 효과 등에 대해 설명했어요.”

3개월 정도 꾸준히 샘플을 제공하고 체험 이벤트를 펼치면서 차츰 고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샘플을 써본 이들의 입소문도 한몫했다. 개업 초기 1000만 원 정도에 그쳤던 월 매출은 3개월 후 1500만∼2000만 원으로 늘었고, 요즘에는 2500만∼3000만 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 꾸준한 수익 창출 노력이 중요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려면 한 번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이 다시 매장을 찾아와 지속적으로 구매를 하도록 해야 했다. 이 씨가 찾은 재구매 유도 방법은 전문적인 상담과 맞춤형 처방을 위한 ‘고객 만족 극대화’였다.

전문 자격증과 화장품 회사 근무 경력을 통해 쌓은 전문성을 살려 고객의 피부 상태는 물론 심리 상태까지 파악하는 상담에 주력했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적의 제품을 찾아주는 맞춤형 처방도 재구매를 유도하는 데 톡톡히 효과를 냈다. 기본 제품에 아로마 오일을 추가해서 일종의 DIY 화장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한 것.

“한 번에 여러 제품을 판매해도 되지만 제품별로 기능 및 개선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아 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자칫 다시 방문하지 않거나 다른 매장을 찾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노력 끝에 단골 고객을 많이 확보한 이 씨는 최근 월평균 800만∼100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려 성공 창업자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전문가 조언 “가게를 동네 사랑방으로” 커뮤니티化 권할만 ▼

‘닥터올가팜’ 이미근 씨의 성공 사례는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여성 창업자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될 만하다. 크게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첫 번째는 여성으로서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업종을 골랐다는 점이다. ‘화장품 전문점’은 여성이 주 고객이 되는 대표적인 ‘W2W(Woman to Woman)’ 아이템. 이러한 업종은 같은 여성으로서 마케팅 전략을 짜는 데 유리하고, 상담을 하거나 제품 설명을 할 때도 고객이 편안하게 느끼는 만큼 고객과 교류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평소 관심과 취미를 갖고 있던 분야에서 아이템을 골라 창업했다는 점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 경험이 적기 때문에 자기 주변에서 창업 아이템을 찾아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사업화하면 일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지고 능률도 그만큼 오르게 된다.

이 씨는 두 가지 포인트를 잘 접목해 창업에 성공했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더 큰 성공을 향해 한발 더 전진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현재 점포를 ‘유기농화장품’이란 공통 관심사를 매개로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동네 사랑방 역할은 단골 고객을 유지하고 나아가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여기서 나온 고객들의 의견과 요구를 점포 운영에 반영하는 것도 좋다.

브랜드 대표 사이트가 아닌 자기 점포만의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도 좋다.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지 않더라도 홍보나 정보 제공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새 제품이 들어왔을 경우 온라인으로 공지하거나 제품 사용 방법 등도 알려줄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진 커뮤니티를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올 수도 있다.

다양한 유기농 생활용품을 접목해 수익 루트를 다각화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지금도 유기농생리대나 유기농면봉 등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매출 비중은 높지 않다. 점포가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배후에 두고 있는 만큼 온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제품을 구비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면 수익이 늘어날 것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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