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의 유혹… 국내 최초 분홍색 車 ‘모나코핑크 마티즈’

동아일보 입력 2010-09-25 03:00수정 2010-09-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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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두달 만에 총 판매대수의 30% 육박
미국 할리우드 스타 패리스 힐턴과 명품으로 치장하고 다닌다는 ‘4억녀’의 자동차는 핑크색 벤틀리다. 가십의 중심에 있는 이들 덕분에 핑크색 차는 유난 떠는 소수 여성의 전유물인 듯 여겨지지만 그런 편견을 뒤집은 차가 있다.

국내 최초의 분홍색 차인 GM대우자동차의 ‘핑크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이 차는 색상이 다른 8종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보다 1년 늦은 올해 7월 5일 출시됐지만 판매 두 달 만에 총판매대수의 30%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24일 GM대우차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팔린 핑크색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전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판매량(4851대)의 27%인 1310대로 집계됐다. 2위는 화이트(18%) 색상이었고 아이스블루(17%), 실버(16%) 등 평범한 색상이 뒤를 이었다. 9월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전달에 비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핑크색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선전에 GM대우차도 놀라고 있다. 마케팅팀 관계자는 “많이 팔려봐야 전체의 2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봤고, 특히 남성 직원들은 5%도 안 될 것으로 내다봤다”며 “정말 의외”라고 말했다.

핑크색 마티즈가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7월 8개 색상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함께 출시하려고 했지만 “핑크색 차가 팔리겠느냐”는 반대 의견에 부닥쳐 1년이나 늦게 선보이게 됐다. 핑크색을 반대한 주요 이유는 “중고차 시장에서 불리하다”는 것이었다. 반대론자들은 “올 초 피아트가 내놓은 ‘피아트 500 핑크 에디션’은 500대 한정 판매, 2006년 폴크스바겐의 핑크색 ‘뉴비틀 바비’도 한정 판매였다”며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도 핑크색은 주로 한정 판매용에 불과하고 더구나 한국 시장에서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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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마케팅팀은 “잘 팔리고 못 팔리고를 떠나 상징적 의미로 핑크색 차가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콘셉트인 ‘상상력’과 ‘표현’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핑크색 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마케팅투우먼’팀의 정정윤 차장은 “흰색 마티즈를 구입한 후 핫핑크로 도색해 바꾼 사람들이 핑크색 마티즈 이전에도 있었고 지난해 ‘유방암 예방 캠페인’에서 선보인 핫핑크 마티즈가 인기 끄는 것을 보고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최초 제안 색상은 눈에 확 띄는 핫핑크였지만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며 색상이 점점 톤다운됐다. 마침내 낙찰된 것은 흐리고 우아한 핑크색이었다. GM대우차 마케팅팀은 이 색상에 ‘모나코 핑크’라는 이름을 붙여 내놓았다. ‘모나코 왕비처럼 우아한 색상’이라는 의미에서였다.

이 핑크색 자동차를 가장 많이 사는 소비자층은 25∼35세 여성이다. 구매자 가운데 58%가 여성, 그중 25∼35세가 35%를 차지했다. “귀엽다” “독특하다”는 소견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남성 소비자도 42%로 적지 않다. 남성의 경우 30∼34세가 12%로 가장 많다. GM대우차 관계자는 “20, 30대 여성들이 남편이나 아버지 명의로 차를 샀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남자가 끌고 다니기엔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GM대우차는 핑크색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선전에 힘입어 내년 출시될 소형차에도 흰색이나 검은색이 아닌 참신한 색상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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