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의 차이가 만족의 차이를 부른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21 03:00수정 2010-09-21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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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 운동화 16도 칫솔
‘16도 칫솔, 30도 운동화, 90도 면도기, 360도 유모차….’

언뜻 무슨 암호처럼 들리는 이 숫자들은 이 제품들이 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의 각도다. 생활용품 가운데는 미세한 각도의 차이로 제품의 품질이 결정되는 사례가 많다.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각도에 두는 제품도 있다.

LS네트웍스의 ‘프로스펙스’는 워킹 전용화로 이른바 ‘11자 워킹’ 붐을 일으킨 브랜드다. 11자 워킹은 안짱걸음이나 팔자걸음처럼 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똑바로 걷는다는 의미다. 프로스펙스는 최근 ‘W 파워 305’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워킹화 하단에 8개의 바(Bar)로 구성된 프레임을 넣어 무릎이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을 최소화하고 직선 보행을 유도한다는 것이 프로스펙스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발이 지면에 닿을 때 발뒤꿈치 부분을 30도가량 올라가도록 설계해 운동 효과를 높였다.

아식스스포츠의 ‘셰이프 워커’는 발 앞부분이 뒤꿈치보다 높게 설계돼 평지를 걸을 때도 오르막을 걷는 느낌을 주는 운동화다. 걸을 때 무게중심이 뒤로 이동해 허리 라인을 곧게 펴주고 종아리 부분의 운동 효과가 크다. 이 워킹화는 앞부분 각도에 따라 상급자용(9도)과 초보자용(5도)이 있어 각도 선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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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랄비의 ‘크로스액션’ 칫솔 시리즈인 ‘프로 엑스퍼트 컴플리트7’은 이 회사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칫솔모가 16도 각도로 서로 어긋나 있어 치아 틈새를 닦기 편하게 설계됐다. 오랄비 측은 “어금니 안쪽과 치아 뒷면처럼 보이지 않는 부분의 플라크를 닦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90도 면도기 360도 유모차
브라운의 전기면도기인 ‘뉴브라운 시리즈7’은 남성들의 면도 습관에 착안했다. 콧수염과 입술 아래 턱수염을 깎을 때면 면도기를 직각으로 세워 깎는 남성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90도 각도로 뉘었을 때 가장 잘 깎이도록 면도기의 구멍을 설계했다. 귀밑이나 얼굴 옆면 수염을 깎기 쉽게 옆 부분의 구멍은 기존 제품보다 25% 정도 키웠다.

미국 유모차 브랜드인 ‘오르빗’의 G2 유모차는 한 번의 조작으로 360도 회전하는 ‘원터치 3D 유모차’다. 좌석 분리 없이 자유롭게 각도 조절이 가능해 간단한 조작으로 엄마와 아이가 마주 보거나, 아이가 앞쪽을 바라볼 수 있게 설계했다.

프로스펙스 신발기획팀 이진 과장은 “체육과학연구원 등의 연구와 각종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걸을 때 가장 운동 효과가 높은 ‘뒤축 30도’의 각도를 찾아냈다”며 “외관으로는 소비자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이런 부분에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숨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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