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 특집]“상생이 지속발전의 길” 甲과 乙 구별없는 ‘희망의 파트너’

동아일보 입력 2010-09-06 03:00수정 2010-09-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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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 자동차, 1-2차 협력사 상생협약 자리 마련… 연쇄 효과 기대

“윗물이 아랫물로 흐르게 하겠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 1차 협력업체와 2차 협력업체 대표 200여 명은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상행협력 및 하도급공정거래협약’ 합동 선포식을 열고 협력업체 간 상생협력을 다짐했다. 대기업이 직접 거래를 하는 1차 협력업체와 상생 협력 선포식을 가지는 경우는 있었지만 1차 협력사와 2차 협력사 간에 상생을 다짐하는 협약식을 여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행사는 ‘하청업체 쥐어짜기’가 만연한 자동차 업계에서 공정 거래 문화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호열 위원장은 “자동차 산업과 같이 후방 연쇄효과가 큰 분야에서 협력사 간 상생협약은 파급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의 주인공은 현대·기아차의 1차와 2차 협력사 대표들이었지만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산파 역할을 한 것은 현대·기아차였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1차 협력사와 맺은 상생 협력의 효과가 2차와 3차 협력사로 미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 왔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협력이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차 협력사가 누리는 납품단가 인상, 현금성 결제비율 확대, 결제기일 개선 혜택 등을 2, 3차 협력사에 그대로 이행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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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현대·기아차는 6월 8일 경기 화성시 롤링힐스에서 8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협력업체 대표 등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기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식’에서 협력업체들과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1차 협력업체에 국한했던 상생 프로그램을 2, 3차 협력업체로 확대하는 게 이날 협약의 핵심이었다. 이 협약에 참여한 사업자는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8개 계열사와 협력사 2691개 등 총 2700개에 달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총 1조1500억 원의 재원을 조성해 직접 지원과 대출 형태로 협력사들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선 1차 협력사에 저리로 대출을 알선해 이 자금을 2, 3차 협력사 납품대금 결제용으로만 사용토록 하는 상생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1차 협력사들과 ‘기초 기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2, 3차 협력업체들의 기술 수준을 높이는 활동도 벌이기로 했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달 14일 구매와 품질, 연구개발(R&D) 담당 임원과 함께 효창전기, 지이엔, 다이나캐스트코리아 등의 2차 협력업체를 찾았다. 그는 효창전기 공장에서 “부품 공급망의 경쟁력이 완제품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해 2차 협력사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과 함께 2차 협력 회사를 방문한 현대·기아차그룹 1차 협력사인 신창전기 손병휘 대표는 “정기 점검을 통해 2, 3차 협력사들과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 삼성, 80개 협력사 애로사항 직접 듣고 ‘7개 상생 실천방안’ 세워

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상생협력을 담당하는 조직을 따로 두고 상생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2008년 5월 상생협력실을 처음 만들었으며 협력업체와의 진정한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 삼성전자의 ‘상생경영 7개 실천방안’

삼성전자는 2004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중소기업이 애로를 겪고 있는 설비투자, 기술개발, 협력사 임직원 교육, 대외 기관 연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금 출연 등에 모두 1조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2005년부터는 1차 협력사에 전액 현금결제를 해오고 있다.

올해 6월 말부터는 협력사는 물론이고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상생관련 경영진단’을 실시했다. 80여 개 협력사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전사적으로 구매·상생 관련 활동을 면밀히 짚어 본 결과를 바탕으로 7가지 실천방안을 지난달 16일 발표했다. ‘상생경영 실천방안’은 과거의 상생활동이 1차 협력사 위주였던 점을 감안해 2·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상호신뢰와 성장 가능성이 큰 1차 협력사는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실천방안 세부 내용은 △원자재가 변동 부품단가 반영을 위한 ‘사급제도’ 도입 △2·3차 협력사까지 혜택을 확대한 최대 1조 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펀드’ 조성 △2·3차 협력사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종합지원책 마련 △우수 협력사 대상 ‘베스트 컴퍼니’ 제도 도입,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 △역량 있는 중소기업 대상 협력사 문호 대폭 확대 △협력사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지원책 마련 △중소기업 중견전문인력 구인 지원 등이다.

○ 계열사 성격에 맞는 상생 프로그램

삼성SDI는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응하고 중소기업형 저탄소그린파트너십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지식경제부 국책과제인 대중소 저탄소그린파트너십 확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9년 12월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와 협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2월 원료, 소재, 부품 등 전지사업 전 부문의 37개 주요 협력업체 임직원이 참가한 가운데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삼성SDI는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1년까지 협력회사의 기후변화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온실가스 진단 지도 및 감축활동, 성과 시스템 구축 등 지원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도 2004년부터 상생경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자금지원, 경영개선지도, 기술협업, 임직원교육 등 4대 중점전략을 바탕으로 17개 상생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일관된 협력사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기는 특히 기술 협업을 위해 ‘윈윈플라자’라 불리는 협업 공간을 설치했다. 경기 수원 본사 내에 삼성전기와 협력업체가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장소로 매년 10여 개 협력사가 입주해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기술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덕분에 개발 기간을 평균 30% 이상 단축했고 상호 간 신뢰 증가로 평균 거래규모가 2배 정도 증가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 두산, 1104社와 대출 약정 등 자금-기술-교육 ‘맞춤형 지원’


두산그룹은 계열사별로 협력업체에 대해 자금, 기술 개발, 교육 훈련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두산 계열사들은 거래 실적을 바탕으로 모회사가 보증을 서 협력업체가 은행에서 저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론을 활성화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모두 876개 협력업체와 1270억 원 규모의 네트워크론 약정을 맺었으며 올해는 1104개 회사와 지난해의 배 가까운 2590억 원 규모로 약정을 체결했다. 협력업체의 현금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현금 결제와 조기 대금 지급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부터 ‘협력기업 대출’ 제도를 시행해 협력업체가 두산중공업과 체결한 전자계약서를 담보로 기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하면 협력업체는 계약금액의 80% 안에서 일반 신용대출보다 약 3%포인트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으며, 이렇게 지원한 대출금은 두산중공업이 납품대금을 지급하면 자동으로 상환된다. 두산중공업 측은 지난해 기준으로 구매 계약 규모가 4조 원에 이르는 만큼 협력업체 중 20%만 이 제도를 활용해도 1·2차 협력업체에 대한 유동성 지원 효과는 연간 8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기술지원 부문에서도 국산화 부품 공동개발이나 구매를 조건으로 하는 신제품 개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소기업들을 돕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현재 드라이브 액슬, 펌프류 등 지게차용 유압부품 국산화를 위해 5개 협력업체와 6개 기술 개발과제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3개 과제에 대해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3MW급 해상용 풍력발전시스템을 개발하면서 16개 협력업체와 8개 과제에 대해 공동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기술개발사업 협약을 맺을 때 우선실시권을 부여하고 합의 없이 제3자에게 실시권 계약을 체결할 수 없음을 명시해 협력업체의 기술 권익도 보호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엔진도 정부가 개발 자금 일부를 지원하는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에 참여해 협력업체와 성과를 공유한다. 지난해에는 협력업체 세나코와 선박용 전자제어엔진 연료 분사 컨트롤 밸브 국산화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했으며, 금아유압과는 선박용 전자제어 엔진의 유압공급 펌프 국산화 개발 과제를 수행하는 등 3건의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올해는 유압 오일펌프 국산화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교육 지원에서는 지난해 협력업체 1151곳의 직원 2534명을 대상으로 전문기술 교육과 인성 교육을 실시했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은 이러한 상생협력 프로그램 운영 실적을 인정받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상생협력 우수업체’로 뽑히기도 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협력업체들에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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