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인프라 5조1000억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8일 03시 00분


■ 표현명 KT 개인고객 사장
2014년까지 무선랜 확충해 ‘모바일 원더랜드’ 구축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는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또 제한을 두는 ‘무제한 데이터요금제’가 어떻게 ‘무제한’입니까.”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27일 서울 KT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LTE는 SK텔레콤과 LG U+(유플러스)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차세대 통신기술이다.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는 SK텔레콤이 최근 발표한 월 5만5000원으로 데이터통화를 무제한으로 쓰는 요금제다. 작심한 듯 경쟁사를 꼬집은 셈이었다.

이와 함께 표 사장은 “2004년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한국을 ‘브로드밴드(초고속인터넷) 원더랜드’라고 불렀다”며 “KT는 2014년까지 한국을 ‘모바일 원더랜드’로 한 단계 발전시킬 것”이라는 KT의 비전도 내놓았다.

○ 표 사장의 ‘장군’

LTE는 지금의 3세대(3G) 통신망보다 많게는 10배 가까이 빠른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해 4세대(4G) 통신기술로 불린다. 하지만 표 사장은 이런 신기술을 가리켜 “답이 될 수 없다”고 단정했다. KT의 경험으로 봤을 때 LTE로도 급증하는 데이터통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뜻이었다.

표 사장은 “KT가 지난해 11월 애플 ‘아이폰’을 도입해 스마트폰 열풍을 불러일으키자 6개월 만에 3G망 데이터통화량이 3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5년 후에는 이 통화량이 295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LTE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KT는 무선랜(WiFi)과 와이브로 무선인터넷 등 다른 통신기술에 투자해 이렇게 급증하는 데이터를 감당할 계획이다. 표 사장은 “2014년 말까지 4년 반 동안 약 5조1000억 원을 투자해 무선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SK텔레콤이 최근 선보인 3G망에서의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도 비판했다. 표 사장은 “동영상과 음악을 맘껏 들을 수 없는 데이터통화가 어떻게 무제한이냐”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선보이면서도 통화량이 급증할 경우 동영상 전송을 일부 제한하기로 한 걸 지적한 것이다.

○ 경쟁사의 ‘멍군’

표 사장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표 사장은 이날 “KT 가입자의 데이터통화 가운데 90% 이상이 3G망이 아닌 무선랜(70%)과 와이브로(20%)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이 무선랜과 와이브로를 애용하기 때문에 이 부문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KT의 3G 데이터통화 사용자들은 ‘요금폭탄’이 두려워 귀찮음을 무릅쓰고 무선랜 접속지역을 찾아 무선인터넷을 쓴다. 무선랜은 좁은 지역에서만 통신이 가능하고 이동하면서 쓰는 게 불가능해 불편하지만 비싼 요금 때문에 이를 감수하는 것이다. 3G 이용률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SK텔레콤도 오후에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대응하고 나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도 KT와 마찬가지로 무선랜도 확충하고, 와이브로에도 투자하며 매년 약 1조5000억 원을 쓰는데 이는 2014년까지 약 6조 원을 투자하는 셈”이라며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등으로 SK텔레콤의 스마트폰 가입자가 최근 급증하는 이유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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