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후보 官출신 배제 없던 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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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官 후보 10여명 거론

‘관료 출신은 절대 안 된다’던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K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관료 출신도 회장 후보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차기 회장을 둘러싼 경쟁구도가 ‘민-민’에서 ‘민-관’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관치(官治) 금융 논란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면서도 벌써부터 10여 명의 유력 인사가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임석식 KB금융지주 회추위원장(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부 인사나 관료 출신 등 특정 그룹을 제외할지 논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에 자동 배제되지 않는다”며 관료 출신도 회장 후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그동안 KB금융그룹 내부에서조차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던 ‘관료 배제설’과 다른 견해여서 주목된다.

관료 배제설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월 관치 금융 논란을 의식해 “오해를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에 (KB금융 회장에) 관 출신이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정설처럼 굳어졌다.

후보군의 외연을 넓히려는 회추위의 의도가 분명해짐에 따라 차기 회장을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KB금융그룹 내 일각에서도 외풍에 맞설 수 있는 ‘힘 센 사람’을 선호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 후보군으로는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 대표,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장형덕 비씨카드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회추위는 20일까지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30명 안팎의 후보 명단을 작성한 뒤 다음 달 초 4명의 유력 후보로 압축해 평판 조회 및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어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해 법적인 결격 사유에 대한 검증을 거쳐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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