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이 농업지자체? NO, 산업지자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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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수 2001년 2893개 → 2008년 1만1656개 급증세

정부 위기관리대책회의 참석
외자-기업유치 노하우 보고
尹재정 “지방이 선진화 좌우”

충남도는 2008년 초 벨기에 전지소재업체인 유미코어사가 해외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공무원을 현지에 급파했다. 외자유치 부서에 한해 별도의 신청 없이 출장을 간 뒤 추후에 신고하도록 한 제도 덕분에 경쟁상대인 중국 광둥(廣東) 성 공무원보다 한발 앞서 4000만 달러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인화 충남지사 권한대행은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충남의 투자유치 및 지역개발 전략’을 보고했다.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가 투자유치 노하우를 보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남은 2001∼2008년 연평균 성장률이 9.3%로 전국 평균 성장률(4.4%)의 2.1배에 이른다. 제조업체 수가 2001년 2893개에서 2008년 1만1656개로 급증하면서 ‘농업 지자체’에서 ‘산업 지자체’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산업화는 프로젝트별로 담당자를 정해 외자유치에 나서는 한편 지역별 전략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일례로 2006년 9월 반도체부품 생산업체인 네덜란드의 ASM사가 산업단지 내 건물을 10년간 무상으로 빌릴 수 있도록 요구하자 조례를 바꿔 임차료를 지원한 결과 2000만 달러를 유치할 수 있었다. 또 석유화학 중심의 대산단지, 액정표시장치(LCD) 중심의 아산·천안단지, 철강 중심의 당진송산·송악단지 등 차별화된 전략산업단지를 육성해 900개에 이르는 기업을 유치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대 경제는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글로컬리제이션’의 시대”라며 “한국 경제 선진화는 지방 경제에 좌우되는 만큼 경제장관 회의에 앞으로도 지자체장들이 계속 참여하도록 해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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