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중국형 베르나’ 웨둥 신화 이어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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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모터쇼서 첫 공개
웨둥 작년 23만여대 팔려
현대차 中판매 94% 성장견인

현대자동차가 23일 개막한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중국형 신형 베르나’에 현지 언론과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현대자동차 부스 주변에는 신차발표회 10여 분 전부터 수백 명의 취재진이 몰렸으며, 발표회가 예정된 시간을 넘겨 진행되는 동안에도 대부분의 기자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아직 판매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채 ‘RC’라는 프로젝트명만 있는 이 차가 베이징 모터쇼에서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은 현대차 ‘아반떼’의 중국형 모델 ‘엘란트라 웨둥(悅動)’의 신화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엘란트라 웨둥은 지난해 중국에서 23만여 대가 팔리며 중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차가 됐다. 엘란트라 웨둥의 성공에 힘입어 베이징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판매가 94%나 성장했으며, 시장점유율 4위(6.9%)를 기록했다. 단순 개량 수준을 넘어선 현지화 모델을 내놓는 데에 다른 자동차회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을 때 베이징현대차는 과감한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고, 이후 다른 업체도 이를 벤치마킹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아반떼(기본 모델 31만9000여 대, 중국형 모델 23만9000여 대)를 가장 많이 팔았고, 2위가 베르나(30만5000여 대)다. 또 베르나가 속한 소형차 부문은 중국 시장에서 아반떼가 속한 준중형차 다음으로 판매 대수가 가장 많다.

이번 중국형 신형 베르나는 올해 하반기(7∼12월)로 예정된 베르나 원형 모델의 발표보다도 먼저 선보인 것이다. 현대차 측은 전시장 곳곳에 ‘월드 프리미어 베르나’라는 단어를 써놓고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강조했으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인사말에서 “우리가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세계 최초로 신차를 공개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개된 중국형 신형 베르나는 앞모습이 엘란트라 웨둥을 빼닮았으며 내부 공간도 고급스러웠다. 중국인들의 취향을 반영해 휠베이스를 2.57m로 늘려 실내 공간을 넓게 했으나 옆면을 쿠페 스타일로 만드느라 뒷좌석 지붕이 다소 낮아 보이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날 이외에도 디젤 하이브리드 콘셉트 카인 ‘아이플로우’ 등을 전시했으며, 기아자동차는 ‘스포티지R’와 ‘K7’ 등을 선보였다.

베이징=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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