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00원대로 내려앉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5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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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5일 111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1000원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 기조와 국가 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외국인의 원화 자산 매수세 등으로 환율이 1,050원 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한 당국의 개입 강도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율 1000원대 근접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40분 현재 전날보다 3.20원 낮은 110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현 수준으로 거래를 마치면 2008년 9월 10일 1095.50원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3월 외화 유동성 위기설 여파로 1500원대로 치솟은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올해 1월 1110원 선으로 하락했지만, 두바이와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 재정위기 국가) 쇼크 등으로 반등하면서 1170원대로 상승했다.

환율은 주변국의 지원 등으로 두바이와 그리스 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자 하락세를 재개했고, 최근 중국의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낙폭을 키우면서 111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후 15거래일간 하락폭은 33원에 달하고 있다. 14일에는 싱가포르중앙은행의 통화 절상 방침과 무디스의 우리나라 국가등급 상향 소식이 겹치면서 11.70원 급락해 하락폭이 두 달여 만에 10원을 넘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환율이 3개월간 1120~1180원 박스권에서 공방을 벌이다가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국한된 변수인 국가신용등급 상승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어 의미가 다르다"고 말했다.

◇1050원대 하락 전망…개입 강화될 듯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전저점이 1000원대로 낮아지면서 환율 1000원대 진입 시도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와 외국인의 주식매수 기조가 지속되면서 꾸준히 달러화 공급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2분기 경상수지가 15억 달러로 1분기보다 5억 달러 늘어나고 하반기에는 80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증시에서 6조원 가량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달에도 3조5천억원 가량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으며 채권 시장에서도 올 들어 20조원 가량 순매수했다.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외국인의 국내 자산 매수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로화의 강세와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도 원화 등 아시아 통화의 동반 강세를 이끌 요인이다.

대우증권 고유선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절상이 2분기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자본시장 외화유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2분기 중 1050원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완화되면서 상반기에 1100원을 일시적으로 밑돌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유가 상승 등으로 1050원을 바닥으로 한 채 반등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되면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수출과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당국과의 공방도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1000원대로 내려가면 무역수지가악화할 수 있다"며 "내수가 완전히 정상화하기 전까지는 환율 하락이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 수석연구원은 "경제정책 라인이 바뀌었기 때문에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질 때 개입 강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이 동반 하락하고 있어 기업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매출 확대로 수출 채산성 악화를 막을 수 있어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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