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으로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연합과기’가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장중 거래가 정지되자 그 영향으로 중국 기업 11개 중 8개가 상장된 코스닥시장의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며 장중 한때 500 선이 붕괴됐다. 이후 다른 중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명과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증권사들의 분석이 나오면서 낙폭을 만회하긴 했지만 기관이 두 달여 만에 최대 매도폭을 보이는 등 코스닥 시장이 불안한 모습이다.
5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9.82포인트(1.91%) 내린 505.13에 장을 마쳤다. 오전 한때 낙폭이 20.04포인트(3.89%)까지 확대되며 494.91 선으로 밀리기도 했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다. 하지만 기관은 올해 1월 19일 이후 최대폭인 511억 원어치를 팔며 매물을 쏟아냈다.
여기에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중국 기업의 불투명한 회계처리 문제가 연합과기를 계기로 부각된 게 한몫했다. 5일 연합과기는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지난달 31일 시황 변동 사유를 묻는 조회공시 요구 답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외부 감사인의 회계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8년 12월 4일 상장한 연합과기는 상장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해에도 감사인이 자회사인 리헝의 실적을 입증할 수 없다며 감사의견 ‘거절’을 줘 퇴출 위기에 처했다가 매출을 가까스로 입증해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 의견을 받아 기사회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거나 ‘부적정’ 또는 ‘거절’을 받으면 상장폐지 된다. 아직까지 회계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퇴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 영향으로 장중 한때 중국 기업의 대표주인 중국원양자원이 장중 하한가까지 밀리고 다른 종목들도 10% 이상의 급락세를 보이는 등 시장은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장화리 중국원양자원 사장이 국내 기업설명(IR) 대행사를 통해 “사업 내용도 다르고 기업 규모도 다른 우리 회사가 단지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투자자의 외면을 받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판단한다”며 해명에 나서는 등 잇따른 중국 기업 대표들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3노드디지탈과 차이나하오란, 중국원양자원 등이 5% 미만의 하락률을 보였고 일부 기업은 2∼5%의 오름세로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회계기준 강화로 수십 개 상장사가 퇴출 위기에 몰리며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약화된 만큼 코스닥 기업에 투자할 때는 안정성 측면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