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업들 ‘소셜미디어’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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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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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大 기업중 79곳, 트위터-페이스북-유튜브-블로그로 고객과 ‘생생 토크’
버슨마스텔러 조사


BMW, 소니, 폴크스바겐, AT&T, 삼성전자….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이 기업들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500대 기업 가운데 상위 100위 안에 드는 기업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모두 ‘소셜미디어’를 사용한다.

글로벌 홍보대행사인 버슨마스텔러는 최근 포천 선정 상위 100위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동안 소셜미디어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 소셜미디어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용자가 이용하는 트위터, 유튜브, 블로그, 페이스북 등 네 가지였다. 소셜미디어란 댓글이나 공유 기능을 통해 사용자끼리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쌍방향 인터넷 매체를 뜻한다.

그 결과 세계 100대 기업 가운데 79개 기업이 네 가지 소셜미디어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을 운영하고 있었다. 기업이 고객들과 직접 대화하기 시작했다.

○ 기업과 소비자의 일대일 대화

트위터는 140자 이내의 짧은 글을 올려 다른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다. 유튜브와 블로그, 페이스북 등도 댓글과 ‘친구’라는 인맥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내 의견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대신 상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그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는 트위터다. 트위터는 140자 이내의 짧은 글을 올리기 때문에 기업의 소식을 빨리 알리기 쉽고 상대적으로 운영도 간단하다. 그래서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68개 기업이 트위터를 사용했다. 눈에 띄는 건 이들 가운데 38%가 고객들의 트위터 의견이 올라오면 일주일 내에 일대일로 회사의 공식 답변을 전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미국 유통업체 홈디포의 고객센터는 회사 공식 트위터인 ‘@HomeDepot’를 운영하면서 고객이 질문을 남기면 “전화번호를 DM(다이렉트메시지·트위터에서 쓰는 비공개 대화)으로 남겨주시겠어요? 담당자에게 그 번호로 전화드리라고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자신의 얘기를 듣고 대화해 주는 것 같아 친근감을 느낀다.

한국에서도 삼성그룹이 24일 공식 트위터 ‘@samsungin’을 통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복귀 소식과 “지금이 진짜 위기”라는 취임 일성(一聲)을 통신사 속보보다 빨리 전해 화제가 됐다.

KT의 기업 공식 트위터 ‘@ollehKT’는 ‘팔로어’(소식을 듣는 사람)를 1만7000명이나 모을 정도로 인기 있다. 세계 100대 기업의 평균 팔로어는 1489명이다. KT는 트위터 전담 운영진이 고객들의 문의에 하나하나 답하면서 친근함을 쌓아왔다.

○ 소셜미디어를 써야 하는 이유

버슨마스텔러는 소셜미디어가 기업에 도움이 되는 이유로 주주 종업원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과, 기업에 대한 외부 평판 및 경쟁사와의 비교를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물론 직원들의 부주의로 회사에 대한 평판이 나빠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도미노피자 직원은 장난삼아 피자 제조 과정에서 비위생적인 행동을 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소비자에게 사과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론 소셜미디어가 기업과 소비자를 가깝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버슨마스텔러의 밥 피커드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글로벌 소셜미디어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영역이 세계에 걸쳐 있는 기업들에 좋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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