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Leader]‘유통 코리아’태극기 휘날리며~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3월 4일 03시 00분


《국내 시장이 좁게 느껴지는 것은 제조업뿐만이 아니다.
유통업계도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유통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VRICs(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이 활발하다.
롯데와 신세계 등 대형 유통기업을 필두로 ‘한국형 유통’의 세계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마트 롯데등 VRICs 위주 해외시장 개척 순풍
백화점식 고급마트로 차별화… 중산층 지갑 활짝




○ 중국 시장 놓고 국내 유통업계 격돌


유통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주로 대형마트에 집중돼 있다. 특히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에서 국내 대형마트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 업체들은 창고 형태의 서구식 할인점보다 고급화한 백화점식 할인점으로 중국의 중산층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최근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는 2013년까지 중국 전역에 80개 이상의 점포망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2010년 하반기에는 상하이 인근에 냉장냉동 상품과 신선식품 가공이 가능한 2차 물류센터를 마련해 점포망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1997년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연 이마트는 2008년에 신규 점포 8개를 출점하고 2009년에 5개를 추가하는 등 속도를 내며 현재 2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현지에서 ‘중국식 이마트’로 프리미엄 할인점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한국형의 고급 매장을 선보이면서도 중국문화를 반영해 현지화를 꾀한 것이다. 중국 이마트에서는 거북, 개구리, 양고기 등을 직접 만져보고 원하는 부위를 고르게 하는 것은 물론 풍성한 이벤트를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에 맞춰 매장 곳곳에 행사 코너를 마련했다. 특히 2006년부터는 모든 점장을 100% 중국인으로 교체해 현지 인재를 양성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5년까지 1000억 원대를 밑돌던 중국 이마트 매출이 지난해 6000억 원에 육박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보다 뒤늦게 해외 진출에 나섰지만 행보는 훨씬 적극적이다. 이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100여 개의 점포망을 구축하며 글로벌 유통업체로의 기반을 확보했다.

아시아 유통시장을 공략하는 롯데마트 역시 중심은 중국이다. 2007년 네덜란드계 중국 회사인 마크로의 8개 점포를 인수하며 중국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롯데마트는 지난해 중국 대형마트 타임스 점포 70개를 한꺼번에 사들이며 몸집을 불렸다. 현재 중국에서만 81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현지 대형마트 시장에서 단숨에 14위에 올랐다. 이에 그치지 않고 3년 안에 10위 이내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롯데, 백화점 진출도 가속화


2007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1호점, 2008년 8월 중국 베이징에 2호점을 문 열며 국내 최초로 백화점을 해외에 진출시킨 롯데는 ‘2018 Global TOP 10’ 진입을 위해 해외에 7개 백화점 매장을 증설하며 해외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2011년 상반기에는 중국 2호점이자 해외 3호점인 톈진점을 오픈하고, 2013년 하반기에는 베트남에 해외 4호점인 ‘하노이점’을 문 연다. 이어 2014년 중국에서 ‘심양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이미 3곳의 출점 계획이 확정됐다.

내년 상반기에 문 열 중국 톈진점은 롯데백화점이 중국에 단독으로 진출하는 첫 사례이다. 중국 1호점인 베이징점은 중국기업 인타이그룹과 50 대 50으로 출자해 상호도 롯데의 중국명인 낙천(樂天)과 인타이그룹의 은태(銀泰)를 합친 ‘낙천은태백화(樂天銀泰百貨)’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낙천상업관리유한공사(樂天商業管理有限公司)’라는 법인을 단독으로 설립해 상호 역시 ‘낙천백화(樂天百貨)’로 내걸 예정이다. 또 해외 네 번째 점포가 될 ‘롯데백화점 베트남 하노이점’은 베트남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기대되고 있다. 지하 5층∼지상 65층 규모로 백화점 외에도 호텔, 오피스, 레지던스 등이 함께 들어서는 대규모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롯데백화점은 인도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도 다각화하고 있다. 인도의 소매시장 규모는 300조 원 정도로 백화점 등이 매년 30% 이상 신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4년 전부터 현지에 주재원을 파견하고 2008년 1월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초석을 다지는 중이다. 또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지에 러시아 2호점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직소싱을 통해 해외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사무실에 앉아서 상품을 공급받던 바이어가 해외로 눈을 돌려 상품을 직접 개발하거나 수주해 경쟁 백화점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니콜라스K’ ‘헬뮤트 랭’ ‘신시아 빈센트’ 등 해외에서 뜨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직접 수입해 자체 수입캐주얼 편집매장에서 판매하는 것. 최근에는 의류에 국한됐던 글로벌 직소싱을 식품으로까지 확대해 선도는 높이고 가격은 낮춰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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