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금빛 연기’ 수조원대 경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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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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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료 브랜드당 최소 12억 예상광고희망 기업 300개 이상 줄서국내 광고시장 규모 더 커질 듯

김연아의 연기가 펼쳐지던 26일 오후 1시 20분경부터 대한민국의 경제활동은 멈춘 듯했다. 하지만 그 순간 전 세계로 방송된 김연아의 ‘금빛 연기’는 수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불러오고 있었다. 김연아로 인해 국내 광고시장의 ‘파이’가 상당히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힘을 얻고 있다. 금메달 결정 직후부터 펼쳐지고 있는 후원기업들의 광고와 이벤트는 김연아의 ‘스타 파워’를 짐작하기 힘든 수준으로 밀어 올리고 있다.

○ 직간접 노출효과 ‘천문학적’

김연아의 금메달이 가져온 효과를 숫자로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다. 경제적인 가치보다 벅찬 행복감과 뿌듯함, 국가브랜드 제고 등 무형의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KOTRA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의 국가이미지가 1% 높아져 100억 달러(약 11조6000억 원)의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김연아를 포함한 한국선수단의 선전(善戰)으로 이번 겨울올림픽도 한일 월드컵 못지않은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 금메달의 비중을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지만 수조 원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4월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산업본부는 김연아의 세계피겨스케이팅대회 우승의 경제적 효과를 228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일반적으로 올림픽 금메달은 세계대회 우승보다 광고효과가 몇 배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1조 원은 훌쩍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겨울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여자 피겨 싱글은 마케팅 측면에서 미국 최대의 스포츠축제인 슈퍼볼 못지않다. 슈퍼볼의 광고단가는 해마다 조금 차이가 있지만 30초당 250만∼300만 달러(29억∼35억 원)다.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 4분 10초와 쇼트프로그램 2분 40초, 연기 전후의 모습, 시상식 등을 합쳐 20분 동안 전 세계로 중계되는 생방송에 노출됐다고 가정하면 이것만으로 약 1200억 원에 이르는 홍보효과를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포츠뉴스 등 세계 각국 미디어에 대한 간접노출과 재방송 등을 감안하면 김연아 금메달의 경제적 효과는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어난다”고 분석했다.

○ 커지는 광고시장과 높아지는 몸값

김연아의 금메달은 최대 수천억 원의 광고효과를 유발해 국내 광고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광고전문가는 “올해는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잡혀 있어 김연아의 금메달은 기업들의 스포츠를 활용한 광고마케팅에 불을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연아의 공식 후원사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KB금융그룹 두 곳이고 나이키는 제품 후원사다. 김연아는 후원사 외에도 작년 한 해 삼성전자 LG생활건강 등 8개 브랜드의 광고모델로 기용돼 40편이 넘는 광고를 찍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김연아의 소속사인 IB스포츠 마케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그동안 300개 이상의 한국기업이 김연아와의 ‘사업 기회’를 위해 접촉해왔다”고 전했다.

국내 특A급인 김연아의 모델료는 작년 초 브랜드당 8억∼9억 원 선에서 올림픽을 전후로 10억 원 정도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무대까지 제패해 최소 12억 원은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광고업계의 전망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김연아는 특정 소비층에서만 선호하는 게 아니라 온 국민이 좋아하는 ‘글로벌 스타’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광고업계는 올해 김연아의 광고수입이 10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 다시보기 = 김연아, 완벽한 연기…세계신기록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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