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을 경쟁력으로… ‘역발상 마케팅’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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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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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억제 돼지고기… 봄 - 가을에도 입는 모피… 미용실내 가발매장
소비자가 꺼리던 제품들 매출 늘어 효자품목 변신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패션가발 매장과 미용실을 함께 운영하는 복합매장으로 고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백화점의
‘가발매장+미용실’은 열린 공간의 가발매장이 고객에게 불편함을 준다는 약점을 극복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 제공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패션가발 매장과 미용실을 함께 운영하는 복합매장으로 고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백화점의 ‘가발매장+미용실’은 열린 공간의 가발매장이 고객에게 불편함을 준다는 약점을 극복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 제공 현대백화점
비만억제 돼지고기, 3계절 입을 수 있는 모피 등 ‘어제의 약점’을 ‘오늘의 경쟁력’으로 바꾼 제품이 최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압구정 본점과 미아점 부산점 등 6개 점포에서 비만억제 성분이 포함된 돼지고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돼지고기를 많이 섭취하면 비만해질 수 있다는 약점을 오히려 경쟁력으로 만든 이 제품은 ㈜선진이 생산하는 ‘날씬한 그녀를 위한 우리 자연이 기른 돼지고기’다.

이범권 ㈜선진 사장은 “이 돼지고기에 함유된 ‘공액리놀레산(CLA)’은 해외 다수 임상실험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체지방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CLA가 포함된 사료를 먹인 돼지고기의 CLA 축적 비율은 약 1.3%로 일반 돼지고기보다 21배 이상 높다는 것. 현대백화점은 이 돼지고기를 ‘날씬 고기’라고 홍보하며 전국 모든 지점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여름을 제외하고 3계절 입을 수 있는 모피 ‘마리노블’을 독점 판매 중이다. 모피는 무겁고 두껍기 때문에 겨울에만 입어야 한다는 약점을 극복한 제품이다. ㈜마리노블은 모피를 얇게 재단하는 ‘레이저 커팅 기술’을 가진 업체다. 유명하지 않다 보니 국내에서는 적당한 판매경로를 찾지 못해 곤란을 겪었으나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 여성복 박람회인 ‘프레타 포르테’에 참가하면서 롯데백화점 상품기획팀의 ‘안테나’에 걸렸다. 롯데백화점은 마리노블이 3계절 입을 수 있는 모피라는 점을 강조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세계적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영등포점, 잠실점 등 7개점의 편집매장인 ‘니트앤노트’에서 판매하며 현재 월평균 1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가발매장과 미용실을 결합한 복합 매장을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백화점 내 패션가발 매장은 4년 전 문을 열 당시 소비자들의 ‘반짝’ 관심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백화점 가발매장 이용 고객은 대부분 머리숱이 다소 부족한 중장년 주부들인데, 가발매장이 너무 열린 공간에 위치해 있어 민망하고 불편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백화점 담당 직원과 가발매장 사장이 고민 끝에 가발매장과 미용실을 함께 운영하자는 결론을 냈고, 장소는 은밀하면서도 아늑한 공간이 선택됐다.

그 결과 가발 매출이 월평균 30% 신장했고, 이 복합매장에 대한 고객 만족도 점수는 77점에서 꾸준히 상승해 88점까지 올랐다. 정철기 목동점 여성정장팀장은 “가발 이용고객들이 느껴왔던 불편함을 해결한 결과 고객들의 방문횟수나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약점은 발상을 전환하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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