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금호 일가 사재출연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3일 17시 40분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가 사재출연을 차일피일 미루자 산업은행이 설 연휴 전까지 소유한 금호 관련 주식을 모두 담보로 내놓고 처분을 채권단에 위임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산은 관계자는 3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원활하게 하려면 금호그룹 오너 일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협력업체 지원에 필요한 신규자금 2800억 원을 투입하는 전제조건으로 금호 측에 주식처분위임장과 의결권위임장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금호그룹은 지난해 말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너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사재출연 범위를 놓고 내부 갈등이 생겨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너 일가는 금호석유화학, 금호산업 등에 시가 2500억 원 상당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금호 일가가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으면 신규 자금 수혈이 늦어져 설 연휴를 앞둔 협력업체들이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은 2조2000억 원의 신규자금을 유치하는 대신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가져가는 자체 방안을 포기하고 산은의 제안에 따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투자자 17곳 중 15곳이 원금은 보장하는 대신 이자부분은 차등 출자전환 하는 방안에 동의했다"며 "이번 주말까지 나머지 2곳을 최대한 설득해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