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發 강남 점포개설 ‘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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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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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이동제 따른 고객쟁탈전… 지점 확장-우수인력 스카우트
대우, VVIP 특화점으로 포문
삼성, 120명 경력채용 맞불
현대-신한-KB금융도 가세

대형 증권사들이 자산관리의 핵심지역인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에서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다. 금융회사 간 경쟁을 촉진하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올해로 시행 2년째를 맞고 25일부터 펀드판매사 이동제까지 실시되면서 자산관리와 고객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은 돈이 몰리는 강남을 승부처로 삼은 것이다.

○ 돈 몰리는 강남을 잡아라

대우증권은 최근 강남구 역삼동에 자산관리특화점인 ‘WM Class 역삼역’점을 신설하며 ‘강남대전(江南大戰)’의 포문을 열었다. 최상위고객(VVIP)들에게 차별화된 금융종합컨설팅을 제공하도록 전문가 30여 명으로 구성된 초대형 PB지점을 비롯해 3월까지 5개 점포를 추가할 예정이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올해는 강남이 시끄러워질 것”이라며 “강남에 지점 수를 크게 늘려 삼성증권의 아성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최근 강남 지점망을 대폭 확충하고 26일부터 경력직 자산관리사 120명 채용공고를 내는 등 수성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이달 초 기존 지점에 배속된 소형점포인 브랜치 11개를 모두 지점으로 격상시켰다. 또 개포동과 일원동,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등에 추가로 지점 개설을 준비 중이며 강남구 도곡동에는 초고액자산가 전용 지점 개설도 검토하고 있다. ‘위탁매매의 강자’ 대우증권과 ‘자산관리의 강자’ 삼성증권이 업계 1위의 자존심을 걸고 강남 쟁탈전에 뛰어든 것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강남에서 한판 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최근 송파구 잠실동에 새 지점을 개설했고 신한금융투자는 2월 대치동센트레빌 지점을 여는 등 강남 신설 점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우산 아래 있는 증권사들은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KB금융지주는 6일 국민은행 PB센터 내에 증권점포를 두는 ‘BIB(Branch In Branch)’형 복합점포를 강남구 압구정동에 열었고 앞으로 3년 안에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강남이 격전지로 떠오른 이유는 펀드판매사 이동제 실시로 기존 고객 유지가 더 힘들어졌기 때문. 이제 한 번 들어온 고객을 잘 모시지 않으면 다른 회사로 빠져나가 ‘판매보수’를 놓칠 가능성이 커졌다. 1조 원 규모인 판매보수 시장은 앞으로 3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문화마케팅, 인재유치 등 전략 다양

증권사들은 강남지역 VIP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품격 문화행사를 여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11월 임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강남 VIP 고객을 대상으로 만찬과 함께 오케스트라 공연을 열었다. 또 신설 점포 안에는 갤러리를 마련해 유명 작가들의 사진과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강남지역 랜드마크 건물 및 피트니스센터, 골프장과 연계한 홍보는 물론 고객 자녀 대상 경제교육 프로그램, 자산관리와 접목한 커뮤니티 서비스 등 강남 특화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현대증권은 강남역 인근에 여성 특화 점포인 ‘부띠크모나코’ 지점을 열었다. 다른 증권사들도 우량고객 대상 골프대회를 여는 등 고객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활을 건 인재 스카우트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송동근 대신증권 강남지역본부장은 “지금 강남은 전투 중”이라며 “신규 점포 개설과 점포 확장을 앞두고 회사마다 강남지역 영업경험이 있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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