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두려워 말고 한걸음 더 나아가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6일 03시 00분


남용 LG전자 부회장, 임직원에 자필 연하장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남용 LG전자 부회장(사진)이 새해를 맞아 회사 간부들에게 보낸 신년 연하장에 들어간 경영 휘호다. 목적을 이뤘어도 멈추지 않고 더욱 노력한다는 의미다.

25일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남 부회장은 연하장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 더 나가려 하지 않는다”며 “진정으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한 걸음을 더 내디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이 바로 우리 모두가 백척간두(百尺竿頭)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때다. 그러면 새로운 세상이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9년 신년 카드의 경영 휘호였던 ‘중석몰촉(中石沒鏃)’이나 2008년의 ‘일념통천(一念通天)’에 비해 앞으로 나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어 올해 LG전자가 공격적인 경영을 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석몰촉’은 쏜 화살이 돌에 깊이 박혔다로 정신을 집중해서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고, ‘일념통천’은 온 마음을 기울이면 하늘을 감동시킨다는 의미다.

백척간두진일보는 최근 글로벌 임원회의에서 남 부회장이 “지난해가 적자생존의 게임에서 이겨내는 것이 화두였다면 올해는 경쟁자를 앞서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최악의 리세션(경기 침체)을 슬기롭게 이겨낸 만큼 충분히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LG전자 관계자는 설명했다.

남 부회장은 매년 1월 중순 부장급 이상 회사의 조직책임자 3000여 명에게 직접 쓴 붓글씨를 인쇄한 신년 연하장을 보내왔다. 남 부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서예를 즐겼으며 대학생 때도 서예부에서 활동했다. 외국인 간부를 위해 연하장에는 경영 휘호를 영어로 번역한 내용도 포함된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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