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위험관리 투자전략, 수익 높이기로 전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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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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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기업 정부 모두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치열한 전투를 치른 한 해이기도 했지만, 적어도 투자자 편에서 볼 때 2009년은 절호의 기회였다. 국내 주가는 저점 대비 90%나 급등했고 부동산 가격도 올랐으며 국채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도 기업 위험이 줄어 회사채 투자 역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안겨줬다. 하지만 위기 극복 이후 경제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는 2010년은 투자자들에게 쉽지 않은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많은 긍정적 기대가 2009년 자산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각국 정부는 민간 부문의 회복과 함께 조금씩 정책의 강도를 줄여갈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 또 지난해 위기 극복 과정에서 짜 놓은 전략적 투자 포트폴리오를 새로운 환경에 맞춰 어떻게 바꿔야 할 것인가? 먼저 글로벌 경제 패권의 변화를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 2000년대 중반까지 글로벌 경제의 성장 논리는 선진국의 자산가격 상승 및 과잉소비 그리고 이 소비에 대응한 이머징(신흥) 국가의 생산이었다. 하지만 이제 구조가 바뀌었다.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의 소비는 이전의 성장성을 보이기 어렵다. 반면 그동안 벌어들인 돈을 저축으로 쌓아 놓은 신흥 국가들은 소비와 투자 두 측면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특히 중국의 행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요한 신호는 위안화 절상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성장 전략이 수출에서 내수로 옮겨간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중국 내수의 수혜를 받는 자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출구전략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각국의 동시다발적 정책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일시적으로 자산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은 그동안 진행됐던 달러캐리 자금의 이탈과 신흥 국가의 주가, 통화가치 하락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로 대두되지 않는 한 각국 정부가 공격적으로 출구전략을 단행할 유인은 없다.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을 사용하는 시점은 그만큼 이를 받아들일 만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중 위험자산의 비중을 축소할 이유는 크지 않아 보인다.

물론 곳곳에 암초가 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부실, 동유럽이나 남미 일부 국가들의 경제위기는 자금 흐름을 불안하게 만들 만한 위험들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두 가지 큰 요인을 감안할 때 신흥 국가의 대표 격인 한국 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큰 위기를 겪으면서 정책당국의 대응 능력도 한 단계 올라섰으니 2010년에도 위험 관리보다는 수익 제고에 조금 더 비중을 둔 투자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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