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보다 식품값이 비싼 SSM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2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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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 동네 대기업슈퍼마켓(SSM)보다 식용유를 싸게 판다? 언뜻 이해되지 않지만 실제 SSM에서 판매하는 생활필수품 중 상당수가 백화점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마트와 비교하면 가격 차가 더 컸다. SSM이 유통시장에 진출하면서 내놓은 명분 중 하나가 '지역 물가 안정'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결과다.

한국소비자원이 21일부터 시행한 서울지역 11개 유통업체 생필품 가격 공개 내용 중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주요 품목을 비교 분석한 결과 1개 품목을 제외하면 SSM 가격이 백화점보다 비쌌다. 서울 강남, 송파지역 백화점 2곳(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SSM 3곳(롯데슈퍼 잠원점,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잠실점, GS슈퍼 관악낙성대점)을 비교해봤다.

'백설중력밀가루' 1kg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1380원이지만 같은 강남지역 SSM인 롯데슈퍼 잠원점에서는 1450원에 판매한다. 강남지역 대형마트인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은 이 제품을 1290원에 팔아 롯데슈퍼보다 6% 이상 쌌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맑고 신선한 식용유' 500ml 제품을 2000원에 팔지만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잠실점은 똑같은 제품의 가격표를 90원 비싼 2090원으로 붙여놨다.

동네슈퍼의 '주력 상품'인 소주도 마찬가지다. '참소주' 한 병 가격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1000원이지만 롯데슈퍼 잠원점에서는 1020원, GS슈퍼 관악낙성대점에서는 1050원이다. 이 밖에 '뉴하기스골드4 남아용' 기저귀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개당 가격이 392원이었지만 롯데슈퍼가 448원,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510원으로 더 비쌌다.

왜 이런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롯데슈퍼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SSM의 제품가격은 대형마트나 백화점과는 상관없이 주변 동네 슈퍼마켓이나 다른 SSM의 가격을 보고 정해진다"고 말했다. 다른 SSM 관계자는 "임대료가 비싼 백화점보다 제품 가격이 비싸게 나온 것은 솔직히 충격"이라며 "가격 공개가 계속되면 SSM도 가격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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