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 근무 시스템, 기발한 상상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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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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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애드, 아트디렉터-카피라이터 한 책상 근무하게 했더니…
기획서 마케팅-카피까지 아이디어 단계서 영역 공유
통섭형 IMC전략그룹 꾸려 워킹화-오즈-대한항공 대박

HS애드 IMC전략그룹 회의에는 광고기획자,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마케팅조사담당자, 매체기획자 등 광고 제작 관련 인원이 모두 모여 서로의 전문영역을 공유한다. 사진 제공 HS애드
HS애드 IMC전략그룹 회의에는 광고기획자,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마케팅조사담당자, 매체기획자 등 광고 제작 관련 인원이 모두 모여 서로의 전문영역을 공유한다. 사진 제공 HS애드
‘워킹화를 신고 걸어라.’

프로스펙스가 개발한 워킹화 ‘W’의 광고제작을 맡은 광고대행사 HS애드는 기존 운동화 시장에는 존재하지 않던 워킹화라는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알릴 것인지 고민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러닝화와 워킹화를 대비하는 것이었다. TV광고에서는 러닝화를 신고 걷는 것이 몸에 얼마나 무리가 되는지를 영상으로 보여주고, 신문광고에서는 워킹화의 과학적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젊은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에는 워킹화를 신어본 소비자들의 후기와 체험 이벤트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짰다.
최근 극장가에 선보인 LG텔레콤 오즈 광고에는 뜬금없이 대한항공 광고의 일부분이 등장한다. HS애드가 선보인 ‘광고 속 광고’라는 새로운 형태의 광고다. 사진 제공 HS애드
최근 극장가에 선보인 LG텔레콤 오즈 광고에는 뜬금없이 대한항공 광고의 일부분이 등장한다. HS애드가 선보인 ‘광고 속 광고’라는 새로운 형태의 광고다. 사진 제공 HS애드

○ 통섭을 배워라

LG그룹 계열 광고기획사인 HS애드는 올해 4월 새로운 조직형태인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 전략그룹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광고기획자가 기획안을 만들어 광고주로부터 광고를 따오면 마케팅조사담당자가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 실행안을 만들고 카피라이터가 쓴 카피로 광고를 제작했다. 이후 매체 기획자가 매체별로 광고를 집행하는 공장의 컨베이어벨트와 같은 업무 흐름이었다.

김종립 HS애드 사장은 대표 선임 직후 3개의 IMC전략그룹을 만들었다. 매체 환경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한쪽 방향으로만 전개되는 제작방식으로는 소비자에 대한 인사이트(insight·통찰력) 마케팅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조직 간 협업 효과가 낮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아이디어를 짤 때부터 광고기획자, 마케팅조사담당자, 카피라이터, 매체기획자, 디자이너 등 10여 명이 모여 각자의 전문영역을 공유하는 ‘통섭(統攝)’형 조직을 꾸렸다.

○ 아이디어를 나누는 ‘짝꿍’들

IMC전략그룹을 신설한 지 8개월이 지나면서 통섭의 효과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최근 전국 극장가에서 영화 상영 전 선보인 LG텔레콤 오즈 광고에는 때 아닌 대한항공 광고 한 장면이 등장한다. LG텔레콤 광고모델들이 대한항공 광고에 나온 사자성어를 보고 그 뜻을 궁금해하는 ‘광고 속 광고’다. 대한항공과 LG텔레콤 광고를 만드는 HS애드가 두 기업의 광고를 한데 묶어본 실험이었다.

목에 매는 넥타이를 행커치프로 멋을 낸 젊은 남성이 쇼윈도를 지나며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내게 스타일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GM대우자동차의 라세티 프리미어 아이덴티티 광고. 이 광고를 만든 HS애드의 아트디렉터 이안서경 부장과 카피라이터 최정인 대리는 사무실 책상도 같이 붙여 앉는 ‘짝꿍’이다. 보통 디자인부서와 카피라이터부서는 따로 위치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아이디어를 나누자는 HS애드의 ‘페어(pair)’제 일환으로 바로 옆자리에서 일한다. 권호진 HS애드 PR팀 국장은 “IMC전략그룹이라는 새로운 실험이 광고주뿐 아니라 조직 내부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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