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은행株 비중, 늘릴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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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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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증권사 투자 전망

내년도 국내 은행들의 주가 전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인수합병(M&A), 민영화, 두바이 쇼크 등 대형 변수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 내년도 은행주 관련 전망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이 ‘비중확대’와 ‘중립’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만큼 내년도 은행업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다.

○ 엇갈리는 2010년 은행주 전망

2010년 은행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밝힌 증권사는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HMC투자증권 등이다. 긍정적인 시각의 배경에는 금융위기가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제거되고 있거나, M&A를 통해 은행 간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때 통상 은행주들이 상승세를 탔다는 점이 있다. 경기 사이클이 돌아서며 이익이 개선될 때 은행주가 급등한 사례가 많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삼성증권의 김재우 수석연구원은 “2003∼2006년에 나타났던 은행주 강세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며 “은행주들이 조정기를 겪을 때 매수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순이자마진(NIM) 등이 개선되며 은행들의 수익성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고, M&A가 예상된다는 것도 은행주에 호재라는 의견도 있다. 메리츠증권 임일성 금융팀장은 “경기회복에 따라 대출수요가 늘어나며 자금운용이 좋아질 것”이라며 “M&A 프리미엄도 주가를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에 내년 은행주의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는 증권사들은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하겠지만 개선 폭과 파급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우증권 구용욱 금융서비스팀장은 “내년 초까지는 은행들의 NIM과 자산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개선 속도가 느려지면서 주가 상승세도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하나대투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은행주에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들은 은행들의 내년 총 순이익이 8조, 9조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또 2011년에는 11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7년(11조1000억 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5조 원 이하로 떨어졌던 올해에 비하면 순이익 규모가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증권사들이 내년도 은행주에 ‘맑음’ 전망을 내리지 않는 이유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의 회복 수준이 제한될 소지가 크다는 점 때문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의 하학수 선임연구원은 “2010년과 2011년 은행들의 ROE는 12.5∼13.1%에 그쳐 17% 이상을 기록했던 2005∼2007년에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은행산업 재편 관련 종목을 주목


은행주 전반에 대한 전망에서는 증권사들 간에 차이가 있지만 관심을 가져야 할 세부 종목에서는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많은 증권사가 은행주 중 내년에 관심을 가져야 할 종목으로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 같은 M&A와 민영화 관련 종목들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의 한정태 기업분석실장은 “2010년에 은행산업 재편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M&A 주체나 대상으로 꼽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실적 개선이 돋보이는 전북은행과 부산은행을 추천하는 증권사들도 있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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