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제품, HW보다 콘텐츠가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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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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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전화-PC-TV’ 스크린 놓고 전방위 경쟁

‘콘텐츠-서비스’ 무장 MS-애플 가전시장 속속 점령
삼성-LG “3스크린 통합형서비스로 경쟁력 강화”

전자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튼튼하고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찾던 소비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제품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인터넷@TV’를 통해 인터넷 사진공유 사이트 ‘플리커’에 접속한 모습. 사진 제공 삼성전자
전자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튼튼하고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찾던 소비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제품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인터넷@TV’를 통해 인터넷 사진공유 사이트 ‘플리커’에 접속한 모습. 사진 제공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모토로라’가 주춤하고, ‘개인용 컴퓨터(PC)의 IBM’은 사라졌다. ‘TV의 소니’는 잠잠하다. 사용자의 손바닥과 책상, 거실을 점령한 이런 전자제품의 경쟁력은 품질이었다. 고장 나지 않는 튼튼한 제품을 멋진 디자인으로 만들어내는 업체들이었다.

하지만 아날로그 방식의 휴대전화와 TV가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고, 인터넷의 보급으로 PC의 역할이 커지면서 전자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변하고 있다. 아날로그 제품과 달리 디지털 전자제품은 통화품질이나 화질에서 제조사별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그 대신 ‘콘텐츠’와 ‘서비스’가 중요해졌다.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로 뭘 할 수 있는지, TV로 뭘 볼 수 있는지를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 콘텐츠와 서비스가 경쟁력

휴대전화와 PC, TV는 화면을 통해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이른바 ‘3스크린’이라고 불린다. 예전에는 이 각각의 제품들을 만드는 1위 회사가 모두 달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TV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각각 2, 3위를 차지한다. 게다가 시장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지만 PC도 직접 만든다. PC를 만드는 애플도 휴대전화 시장에 진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휴대전화 업체가 됐고,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과 유럽에서 인터넷TV(IPTV) 시장에 진출했다.

MS와 애플 같은 PC 업체는 이미 인터넷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PC를 통해 음악과 영화 등의 콘텐츠를 판매한 경험이 있다. 또 동영상과 음악을 재생하는 소프트웨어도 수년째 개발해 왔기 때문에 휴대전화와 PC, TV를 일컫는 이른바 ‘3 스크린’ 전자제품을 통합 관리하는 기술도 갖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이란 스마트폰과 PC, 애플TV라는 셋톱박스를 통해 음악과 영상을 판매한다. MS는 미국과 유럽에서 ‘미디어룸’이란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복잡한 리모컨을 사용하지 않고도 쉽고 편리하게 IPTV를 볼 수 있는 기술인데, 해당 분야에서는 유럽 내 1위다.

○ 국내 업체의 3 스크린 전략

국내 업체들은 다른 장점을 갖고 있다. 높은 시장점유율의 장점을 살려서 자신들의 가전제품에서 ‘통합형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최근 각종 신제품 전시회에서 경쟁사인 소니와 파나소닉 등은 3차원 입체영상 구현 등 제품 자체의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오히려 인터넷에 접속해 유튜브를 볼 수 있고, 트위터를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TV를 내놓았다. TV를 수동적으로 보는 대신 사용자가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도 이런 식의 3 스크린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5개월 동안 휴대전화와 PC, TV를 하나로 묶는 여러 가지의 서비스 시나리오를 만들어 LG전자 고객들을 대상으로 고객평가도 진행했다. LG전자 최종서 MC C&S 기획그룹장은 “국내 전자업체들이 해외 경쟁사들과 비교해 갖고 있는 경쟁력은 모든 전자제품을 직접 다 만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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