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디스플레이산업클러스터를 지향하는 아산테크노밸리(충남 아산시 둔포면 일대) 조감도. 산업용지가 100% 분양된 아산테크노밸리는 현재 공장 4개가 가동되고 있는 등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아산테크노밸리
#1. 충남 아산시 둔포면 일대에 조성하고 있는 아산테크노밸리(299만 m²) 산업용지에는 현재 도로가 모두 나 있고 땅도 고르게 닦였다. 산업용지 내에는 공장 4개가 가동 중이며 올해 안에 추가로 10개 공장이 착공될 예정이다. 아산테크노밸리는 첨단디스플레이산업클러스터를 목표로 2006년부터 한화그룹과 아산시, 산업은행이 함께 조성하는 기업 주도의 산업단지다. 산업용지는 100% 분양돼 공장용지 조성이 마무리됐고 상업·주거용지는 80∼90% 분양된 상태다.
#2.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도시 시범지역 6곳 가운데 하나인 전남 무안군 무안읍 청계면과 현경면 일대에는 지금 갈대밭과 풀이 무성하다. 일부 논과 밭에 농사짓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용지 정리가 안 된 데다 보상금도 지급되지 않아 소유주도 기존 그대로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조성이 지지부진한 반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주도로 조성하는 주요 산업단지는 빠른 속도로 거대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아산테크노밸리를 비롯해 서산테크노밸리(충남 서산시), 이시아폴리스(대구 동구), 청주테크노폴리스(충북 청주시)는 민간기업 특유의 추진력과 해당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결합돼 순조롭게 사업을 진척시키고 있다. 산업단지들이 조성 단계에 있는 만큼 성공 여부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정부 주도의 기업도시 등과는 달리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아산테크노밸리는 한화그룹이 대덕테크노밸리(대전 유성구)를 이달 초 성공적으로 완공한 뒤 연달아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하나다. 한화그룹은 서산, 당진, 김해, 예산, 춘천, 화성에서도 테크노밸리를 추진하고 있다. 아산테크노밸리는 일부 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며 아파트 용지에서는 터파기 작업을 하고 있다. 2007년 사업을 시작한 서산테크노밸리는 자동차산업 중심의 제조연구클러스터를 지향한다. 상업용지는 80% 분양됐으며 산업용지는 현재 분양하고 있다.
이시아폴리스는 패션을 테마로 한 복합신도시로 조성되고 있다. 2001년 대구시가 단독으로 사업을 벌였지만 제대로 진척되지 않아 2006년 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함께 재추진하고 있다. 산업용지는 60%가, 상업용지는 20%가 각각 분양됐다. 지난달 착공에 들어간 복합쇼핑몰인 라이프스타일센터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과 영화관 등이 입점하기로 하는 등 72%가 분양됐다.
신영과 청주시가 함께 만들고 있는 청주테크노폴리스는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 기업을 유치해 다기능첨단복합산업단지로 만들 예정이다. 신영 측은 “올해 안에 실시계획을 마무리해 내년에 용지를 분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산테크노밸리 등이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해당 기업들이 사업성을 검토한 후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지자체에서 먼저 요청했지만 기업들은 해당 입지에 대한 수요와 경쟁력 등을 분석한 뒤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정부 주도의 기업도시 시범사업 선정 지역이 대부분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인프라가 크게 부족해 기업들의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기업도시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국가 및 지자체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업을 진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두 번째 요인은 사업을 시작한 후에는 지속적인 수요 조사를 통해 입주하려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용지를 개발한 것이다. ㈜서산테크노밸리의 이상규 부장은 “기업별로 원하는 용지의 크기, 용적률 등이 각각 다른데 이를 조사해 지구단위계획을 세울 때 반영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행정시설도 지원했다”고 말했다. 광고와 홍보도 분양을 시작하기 6개월가량 전부터 실시해 이 과정에서 수렴한 의견도 반영했다.
해당 지자체와도 긴밀하게 협의한다. 수백억 원 또는 그 이상의 자금을 투자한 기업들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끼는 게 사업 속도를 내게 하는 주요 동력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