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오피스 빌딩… 공기 살균장치에 태양광 발전설비까지

  • 동아일보

서울 중구 태평로2가에 있는 신한은행 본점 건물. 연면적 6만6000여 m² 규모의 이 건물 덕트(환기시설) 내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 바로 최첨단 공기살균정화기다. 외부 공기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덕트 내에 첨단 공기살균정화기를 설치함으로써 각종 유해 물질이나 병원균을 살균하고 실내로는 산소 이온을 주입해 내부 공기의 쾌적성을 높였다.

신한은행 측은 이 장치를 설치한 이후 비염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직원들의 업무 효율이 크게 오르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스위스 아리오나사와 기술 제휴를 하고 2001년부터 이 상품을 국내에 공급해 온 신영에어텍의 김용희 대표이사는 “신종 인플루엔자 등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전염병이 많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산가들은 빌딩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은 사옥의 환경을 개선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공기살균정화기 설치를 문의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오피스 시장에서 ‘부동산 자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경기 침체 등으로 오피스 수요는 많이 줄었지만 신규 공급은 꾸준히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실률을 줄이고 자산 가치를 올리려는 빌딩 주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초에 완공할 예정인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축 회관은 ‘친환경 녹색성장 빌딩’으로 짓는다. 전경련은 설계회사인 미국의 에이드리언스미스앤드고든길과 최근 외관 등에 관한 협의를 마치는 등 기본 설계가 마무리 단계라고 최근 밝혔다. 친환경 건축물 1등급을 목표로 지을 이 회관에는 시간당 약 1000kW의 발전 용량을 얻을 수 있는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다. 이와 함께 건물 내에 빗물 재활용 시스템 등도 갖춘다. 4000억 원의 예산을 들인 이 회관은 지하 6층, 지상 50층에 총건축면적 17만 m² 규모다.

부동산 컨설팅 전문기업인 세빌스코리아의 김정은 전략개발실 팀장은 “단순히 ‘사두면 오른다’는 식의 투자가 더는 통하지 않게 되면서 서울 테헤란로의 대표적 빌딩인 ING타워가 친환경 관련 등급을 인증받는 등 지속적인 자산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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