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up KOREA]TV,이제 벽에 액자처럼 쉽게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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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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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삼성전자 LED TV에 주목… 전 세계 140만대 판매

독일의 전자 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삼성전자의 발광다이오드(LED) TV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LED TV는 올해 3월 중순 선보인 뒤 10월까지 250만 대 가량 판매됐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독일의 전자 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삼성전자의 발광다이오드(LED) TV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LED TV는 올해 3월 중순 선보인 뒤 10월까지 250만 대 가량 판매됐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럭시아(LUXIA).’

올해 초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전시회인 ‘CES’에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공개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미국 포천지는 삼성전자의 LED TV를 불황기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럭셔리 전략(luxury gambit)’으로 평가했다.

포천의 설명은 이렇다. LED TV의 출시 가격은 1600달러(약 190만 원) 이상으로 1000달러 안팎인 기존 액정표시화면(LCD) TV보다 훨씬 비싸다. 하지만 초고화질과 얇은 두께, 친환경이라는 장점으로 LED TV를 벽에 액자 걸 듯 설치할 수 있는 등 기존 LCD TV와 차별화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에서 통했다. 삼성전자는 ‘럭시아’가 비싸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LED TV를 출시할 때 ‘LED TV’라는 이름으로 내놓기는 했지만 고가 전략은 그대로 유지했다. LED TV는 올해 3월 말 선보인 뒤 10월 중순까지 전 세계에서 140만 대 판매되면서 올해 ‘삼성전자=세계 TV 제왕’으로 만든 일등공신이 됐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독일에서 삼성전자는 LCD TV 시장의 선두를 놓고 네덜란드 필립스와 엎치락뒤치락했다. 하지만 4월 LED TV 출시 이후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0%대 후반에 머물렀던 삼성전자 점유율은 25.1%(8월 현재)로 가파르게 올랐다. 미국의 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1위다. 올해 1∼8월 삼성전자의 LED TV 점유율은 수량 기준으로 92.0%, 금액 기준으로 91.7%에 이른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LED TV를 내놓으면서 TV 분야에 새로운 종(種)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기존 LCD TV가 광원(백라이트유닛)을 냉음극형광램프(CCFL)를 쓰는 데 반해 LED TV는 ‘빛을 내는 반도체’로 불리는 LED를 썼기 때문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LED TV는 LED를 광원으로 하는 LCD TV인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LED TV가 히트를 치면서 LED TV가 보통 명사처럼 인식됐고, 일본 도시바와 샤프 등 해외 경쟁사들도 ‘LED TV’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ED TV의 성공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패스파인더(pass finder)’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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