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현대차 ‘투싼ix’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3시 00분


섹시한 얼굴… 넘치는 파워… 알뜰한 연비… ‘세박자 쿵짝’

올해 들어 타 본 70여 대의 신차 중 가장 인상적인 차를 꼽으라면? 현대자동차 ‘투싼ix’이다. 시승차 중엔 럭셔리카, 슈퍼카 등 멋진 모델이 많았지만 신형 투싼이 주는 임팩트가 더 컸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투싼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아서 인상이 더 강렬했던 것 같다.

투싼을 꼽은 이유는 종합적인 완성도 때문이다. 디자인 동력성능 핸들링 승차감 연료소비효율(연비) 등 자동차를 평가하는 항목 중에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일부러 트집을 잡지 않는다면 딱히 꼬집을 게 없었다. 물론 높아진 가격은 어떻게 보면 최대의 결점이다. 2500만 원은 줘야 어느 정도 편의장치가 갖춰진 모델을 살 수 있다. 시승했던 모델은 전륜구동으로 파노라마 선루프와 내비게이션까지 갖춘 2907만 원짜리 최고 사양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디자인이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세련된 곡선은 기존의 박스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나 ‘섹시한 SUV’라는 현대차의 주장을 그대로 보여준다. 인테리어도 외부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느낌이어서 디자인의 완결성을 느끼게 한다.

동력성능은 발군이다. 2.0L 4기통 터보디젤엔진은 최고 184마력, 최대토크는 40kg·m에 이른다. 이는 6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시원한 가속성능으로 직결한다. 정밀장비로 직접 측정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9초로 나왔다. 2.0L 중형세단보다 훨씬 빠르다. 최고속도는 시속 200km에서 제한장치가 작동했는데, 속도계 바늘이 한 번도 머뭇거림 없이 ‘200’이라는 숫자에 가서 멈췄다. 연비도 훌륭한 편이다. 고속도로에서 규정속도로 주행하면 L당 19km 가까이 나왔다. 일반적인 시내연비는 12km대였다. 공인연비는 L당 15.4km.

핸들링도 출력에 맞춰 탄력 있게 변했다. 서스펜션의 버팀 능력과 차체의 강성이 증가해서 핸들링할 때 약간 흐느적거리던 구형 모델의 단점이 크게 줄었다. 특히 뒤쪽 서스펜션에서 올라오는 텅텅거리는 느낌은 거의 사라져 서스펜션에서 한 단계 발전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승차감은 바람을 가득 넣은 탱탱한 공 위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으로, 고속주행에서 휘청거리는 SUV의 단점을 많이 잡았다. 이는 주행 안정감을 높여주지만 부드러운 승차감을 좋아하는 운전자들에겐 튄다는 불평을 들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바람소리나 외부 소음 차단도 충분하진 않지만 합리적인 수준이다. 시속 140km까진 거의 풍절음이 없고 최고속도까지 올려도 특별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았다. 타이어 소음만 줄어든다면 더 쾌적할 듯하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들어간 모델의 각종 조작 버튼 배열은 약간 불편하다. 사소한 단점들이 있긴 하지만 신형 투싼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발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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