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내달 상륙… 태풍될까, 미풍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방통위, 위치정보사업 대상서 제외 결정
삼성-LG전자 “스마트폰으로 맞불 작전”

애플의 아이폰(사진)이 이르면 다음 달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위치정보 보호와 이용에 관한 법률’ 허가 대상에서 애플을 제외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을 내놓기로 하고 KT와 협상을 벌여 왔으나 법적인 문제에 걸려 출시 시기가 계속 미뤄져 왔다.
방통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내 이통사들이 아이폰의 위치서비스를 자사 서비스로 이용약관에 포함시킬 경우 애플이 위치정보사업자 허가나 위치기반서비스사업자 신고를 할 필요 없이 아이폰을 시판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한국에서 따로 위치정보사업자로 허가를 받지 않아도 아이폰을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방통위는 아이폰의 위치정보 서비스를 이미 수십 개국에서 도입해 사용하는데도 국내법만 엄격하게 적용해 도입이 늦어지면 소비자에게 손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이미 위치정보사업자로 허가를 받은 상태다.
KT 관계자는 “현재 애플과 초기 판매량, 보조금 규모, 유통망 등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 달 국내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역시 애플과 접촉하며 출시 여부 및 시기 등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의 국내 판매 가격은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2년 약정 시 16GB(기가바이트) 제품은 199달러(약 23만8800원), 32GB 제품은 299달러(약 35만8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도 2년 약정에 20만∼30만 원대에서 가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인 히트 모델이 국내에 들어오는 데 대해 국내 휴대전화 업계는 “붙어볼 만하다”는 반응이다. LG전자는 11월경 윈도모바일 6.5 운영체제(OS)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아이폰과 겨룰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이폰은 대기 수요가 많다. 하지만 초기 반응은 폭발적일 수 있으나 곧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하반기(7∼12월)에 ‘프리미엄 아몰레드’와 ‘럭셔리 디자인’ 등 스마트폰을 내놓고 아이폰의 공세를 막아낸다는 전략이다.
KB투자증권 IT팀 조성은 수석연구원은 “아이폰의 인지도가 높고 마니아가 많지만 보조금 수준과 요금제가 적정한 수준에서 정해져야 국내에서 흥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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