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 내수株… 상승장세 견인차 ‘희망가’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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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계 자산 인플레 효과로 소비심리 되살아나
은행 보험 유통 ‘선전’… 환율하락 부담 완화 기대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그동안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내수, 소비재 관련 종목에 관심이 늘고 있다. 내수주 부각은 정부의 부양책 등으로 최근 소비심리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데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 추세, 가격 메리트 등의 요인들도 함께 반영된 결과다.

한동안 시장을 달궜던 자동차, 정보기술(IT) 등 기존 주도주가 주춤하는 동안 이들 종목이 살아나 준다면 요즘 꾸준한 오름세를 타는 지수가 더욱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내수주, 수출주 뒤이어

이달 코스피의 상승은 수출보다는 내수 관련주가 주도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코스피시장의 업종별 주가 상승률은 은행이 14.4%, 보험 5.9%, 음식료 5.3%, 유통 4.7% 등으로 지수 상승률(3.9%)보다 높았다. 반면 IT 종목이 몰려있는 전기전자업종은 오히려 0.8% 하락했으며 운수장비업도 2.0% 상승에 그쳐 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국내 소비지표가 개선되면서 과거 일부 대표기업들과 코스닥 테마주에만 집중돼 있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양하게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5포인트 상승한 114로, 2002년 3분기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실제 주요 백화점들은 판매 호조세가 몇 달간 계속됐고 8월에도 7% 가까운 매출 증가율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부 여건도 내수주들의 흐름에 긍정적이다. 우선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원재료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소비재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환율은 이달 들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며 달러당 11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도 16일 내수기반 확충계획을 발표하는 등 내수 진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산가치 상승이 소비 더욱 자극할 듯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과 부동산값 상승으로 인한 자산 인플레 현상이 ‘부(富)의 효과’를 가져와 소비심리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부채를 제외한 국내 가계의 순금융자산은 사상 처음 1000조 원을 돌파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가계의 자산가치 회복은 내수 회복을 이끌 수 있는 중요 변수”라며 “기존 주도주뿐 아니라 은행 보험 유통 건설 등 내수업종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증권은 “하반기 소비경기가 자산효과와 추석 수요 증가, 내구재 교체 수요 등으로 본격적인 회복 추세에 접어들 전망”이라며 롯데쇼핑과 CJ CGV, 현대백화점, 제일모직 등을 투자유망 주식으로 제시했다.

내수주의 선전은 환율 하락에 따른 증시 부담도 어느 정도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환율 하락으로 코스피가 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앞으로는 은행 보험 운수창고 유통 관련 업종의 이익이 늘면서 수출주의 이익 감소분을 상쇄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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