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경제는 언제쯤 살아날까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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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주변상권 침체 여전,고용촉진 지원금엔 기대감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정문 앞. 40여 일 전만 해도 화염병과 볼트가 날아다니고 수천 명이 몸싸움을 벌이던 ‘전쟁터’는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경비원들의 통제는 여전했지만 쉴 새 없이 오가는 대형 화물차량의 행렬에서 활기가 넘쳐 보였다.

파업 후유증을 딛고 쌍용차는 정상조업을 시작했지만 평택지역의 바닥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쌍용차만 바라보고 있는 공장 주변 상가들은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을 정도다. 직원들이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데다 예전에는 아침에 퇴근하면서 매상을 올려주던 야간근무 인력도 없기 때문이다.

공장 앞에서 5년째 한식당을 운영하는 배모 씨(49·여)는 “파업이 끝나면 손님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크게 줄었다”며 “하루 10만 원 수입도 올리기 어려워 일하던 아줌마도 오후에 퇴근한다”고 말했다. 파업 때 문을 닫았다가 최근 다시 장사를 시작한 근처 다른 식당은 아예 점심시간이 지나면 문을 닫기 일쑤다. 쌍용차 직원이 많이 사는 칠원동과 장단동 등지의 사정도 비슷하다.

하지만 학원가를 중심으로 조금씩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수강생이 줄고 폐업이 늘면서 한동안 술렁대던 학원가는 이달 들어 서서히 ‘안정모드’로 바뀌고 있다. 칠원동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황모 씨(48·여)는 “전체 수강생 중 10%가량이 쌍용차 직원들의 자녀”라며 “아직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촉진지구 지정에 대한 기대도 크다. 첫 사업인 지역고용촉진지원금 제도가 11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 평택시가 쌍용차와 협력업체 실직자들의 심리치료와 재취업을 돕기 위해 9일 설립한 쌍용오뚝이센터에는 하루 수십 건의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평택지역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러 지원대책도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쌍용차의 ‘부활’을 바라는 지역주민들의 마음은 더욱 간절하다. 쌍용차 사랑 운동을 펼치고 있는 뉴평택창조시민연합 백문용 사무총장(63)은 “회사가 회생계획을 철저히 준비했고 민주노총 탈퇴도 결정했기 때문에 채권단이 받아들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송명호 평택시장은 “쌍용차의 회생은 회사뿐 아니라 평택지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택=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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