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친환경車 타면 +α금리 드려요

  • 입력 2009년 9월 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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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친환경 예금 상품 붐,금리우대에 공익기금 기부도
녹색인증제 등 인프라 정비땐 기업 대출상품도 활성화될 듯

은행들이 고금리와 다양한 혜택으로 무장한 친환경 금융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녹색 열풍에 부합해 고객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친환경이란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친환경 녹색성장의 상징인 자전거를 활용한 금융상품과 마케팅이 활발하다.

○ 자전거 우대하는 예금상품 속속 나와

우리은행은 지난달 24일 자전거를 타는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자전거정기예금’을 선보였다. 1년 만기 상품으로 300만 원 이상부터 가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연 3.7%지만 우대금리까지 포함하면 최대 4.0%까지 가능하다. 우대금리는 자전거를 이용하겠다는 서약을 하거나 승용차 요일제에 가입하거나 우리카드의 후불제 교통카드가 있으면 받을 수 있다. 또 LIG손해보험과 제휴해 자전거를 타다 다치면 보상해주는 자전거상해보험에도 무료로 들어 준다. 우리은행은 예금 판매로 얻는 수익금 일부는 친환경단체와 자전거 타기 사업에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은행 역시 자전거 타는 고객을 우대하는 ‘녹색 정기 예·적금’을 내놨다. 이 상품은 부산시의 자전거 타기 운동과 부산시 탄소포인트제에 참여한 고객에게 0.1∼0.2%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LPG나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을 가진 고객에게도 0.1%포인트의 금리를 더 준다. 상품 판매 수익의 일부는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친환경 사업에 사용한다.

자전거를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0일 주가지수 연동예금(ELD) 상품인 ‘더블찬스정기예금 더드림 4호’에 500만 원 이상을 넣은 고객 중 48명을 추첨해 120만 원 상당의 전기자전거(1대)와 20만 원 상당의 접이식 자전거(47대)를 제공하기도 했다.

○ 녹색금융, 예금과 대출 상품 실적 엇갈려

지난해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친환경 예금상품들은 이미 상당한 실적을 올렸다. 기업은행은 녹색성장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4월 내놓은 ‘녹색성장예금’이 1조 원을 유치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녹색성장예금’은 최고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가입금액의 0.1%포인트를 저탄소 녹색성장산업 지원을 위한 관련단체 등에 기부하는 공익상품이다.

지급 이자의 1%를 녹색성장 관련 단체에 기부금으로 출연하는 국민은행의 ‘녹색성장 e-공동구매정기예금’도 출시 6개월 만에 가입 9159건으로 1만 계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8월에 내놓은 ‘저탄소 녹색통장’은 지난달 24일 현재 1조4415억 원을 유치했다. 이 상품은 판매수익금의 50%를 저탄소 관련사업에 기부한다.

반면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녹색 대출상품은 다소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국민은행이 친환경제품 등을 제조하는 기업이나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에 대출해주기 위해 2월에 출시한 ‘KB그린그로쓰론’은 지난달 24일 현재 185건(2151억 원)에 그쳤다. 우리은행이 3월 발광다이오드(LED)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출시한 ‘우리 LED론’ 역시 현재 실적이 16건(50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관계자는 “친환경 이미지와 고금리로 무장한 녹색 예금 상품들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출상품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라며 “녹색인증제 도입 등으로 인프라가 정비되면 녹색 관련 대출도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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