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구-고시금리 큰 격차, 왜?

  • 입력 2009년 8월 19일 02시 55분


주택대출때 최대 2.94%P 차이… 높은 가산금리 탓

은행 고객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실제 적용받는 창구금리가 은행이 외부에 대출기준금리로 고시하는 금리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창구금리(연 4.95∼5.65%)는 고시금리(연 2.71∼4.41%)보다 0.54∼2.94%포인트 높다. 고시금리가 그대로 대출금리로 적용되면 1억 원을 대출받을 때 연간 이자로 271만∼441만 원을 내면 되지만 실제로는 창구금리가 적용돼 495만∼565만 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우리은행의 1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시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오른 연 3.37∼4.67%다. 창구에서 신규 대출자들에게 적용하는 실제 금리는 이보다 0.30∼2.42%포인트 높다. 신한은행의 이번 주 창구금리는 연 4.57∼5.67%로 고시금리인 연 3.27∼4.57%보다 최고 2.40%포인트 높다. 하나은행은 일부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연 4.90%를 적용하지만 대부분 5% 중후반의 금리를 적용한다.

창구금리가 고시금리보다 크게 높은 것은 은행들이 올 들어 계속된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규 대출자용 금리에 종전보다 높은 가산금리를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 시중은행이 올해 2월 신규 대출자에게 별도의 가산금리를 매기기 시작할 때만 해도 창구금리는 고시금리보다 0.5%포인트 남짓 높았지만 최근 들어 두 금리 사이의 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자산 규모가 중간 이하인 한 은행 관계자는 “대형 은행들이 낮은 고시금리로 고객을 끄는 전략을 펴자 지방은행을 포함한 중소 은행들도 비슷한 형태로 영업을 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혼돈을 줄이려면 창구금리를 정기적으로 고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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