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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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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작은 바람이 있다면 불법점거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평택공장에서 같이 일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쌍용차 직원들의 인터넷 카페인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모임’에 올라온 글)
“옥쇄파업은 허망하게 끝났지만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입니다. 복직투쟁.”(농성조합원 가족들의 모임인 ‘쌍용 가족 대책위’에 올라온 글)
77일간의 장기파업을 끝낸 쌍용자동차는 곧바로 생산복구에 들어갔지만 ‘노노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어 불안한 모습이다. 특히 인터넷 카페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모임’에는 노사협상이 타결된 6일 이후 “경영진이 기본적인 원칙을 저버렸다”며 합의안을 성토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회사 방침에 따라 희망퇴직을 택한 직원은 회사를 떠난 반면 점거파업으로 회사를 어렵게 한 노조원들은 구제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ID ‘지철심경’을 쓰는 한 직원은 9일 게시판에 “회사에 순응한 사람은 옷을 벗고 난동을 부린 사람은 다시 옷을 입게 됐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ID ‘악동스’도 “공동관리인들이 원칙을 지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해왔지만, 이젠 누구 하나 (합의안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다. 기가 막힌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처럼 농성조합원 48%의 고용 유지를 약속한 노사합의안에 대해 일부 직원들이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파업 당시 노사 양측에서만 300여 명의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극심한 충돌을 빚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모임’ 게시판에는 “불법 점거자 대부분이 야간근무 중 이탈하고, 잠이나 자고, 걸핏하면 관리직 책상을 부수는 등 업무를 망각한 사람들이다” “불법점거자들의 사진을 사무실에 붙여놓아 내년에 그들이 복귀할 때 부끄러워서 나가게 해야 한다” 등의 날선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따라 파업 노조원들이 무급휴직을 마치고 1년 뒤 쌍용차에 순차적으로 복귀해도 이 같은 노노 갈등은 쉽게 사그라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