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처럼 새콤달콤… ‘맛있는 쇼핑’으로 승부

입력 2009-07-31 02:58수정 2009-09-2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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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중소형 쇼핑몰인 ‘포도몰’의 전경. 포도몰은 점포를 분양하는 기존 쇼핑몰과 달리 점포를 임대하는 등 차별화 전략으로 입점률 100%를 달성했다. 사진 제공 한원에셋
■ 입점률 100% 쇼핑몰, 서울 ‘포도몰’의 3대 전략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중소형 쇼핑몰인 ‘포도몰’. 올해 2월 말 문을 연 이곳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점포 입점률 100%를 달성했다. 최근 2, 3년 새 분양된 쇼핑몰이나 상가 점포들이 텅텅 비어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포도몰에는 유니클로(의류), 리바이스(의류), 아디다스(스포츠) 등 핵심 상권에서나 볼 수 있는 ‘콧대 높은 브랜드’들이 들어왔다. 이 중 일부 브랜드는 백화점에 입점한 점포보다 매출액이 많다. 그뿐만 아니라 롯데시네마(극장)나 스타벅스(커피전문점), 문화센터까지 있다. 그래서 쇼핑뿐만 아니라 문화나 레저까지 즐기는 ‘몰링족’에게 인기가 높다.》

포도몰은 부동산 개발업체인 한원에셋이 기획, 설계, 건설은 물론이고 운영까지 맡고 있다. 김진훈 한원에셋 사장(47·사진)은 자신이 학창시절을 보낸 관악구를 적합 지역으로 선택하고 2002년 용지를 매입했다. 신혼부부가 많이 살고 있는 데다 주요 대학들이 연결된 2호선 역세권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구매력을 갖췄고 소비 욕구가 강하지만 주변에 대형 백화점이나 아웃렛은 없기 때문에 이곳에 쇼핑몰을 지으면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후 김 사장은 해외 49개 도시, 120여 개 쇼핑몰을 돌아다녔다. 그러면서 ‘사람을 끌어 모으려면 핵심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분양형이 아닌 임대형 쇼핑몰을 만들기로 했다. 국내에서 대부분의 쇼핑몰은 초기에 반짝 손님이 몰리지만 나중에는 개별 점포주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죽도 밥도 아닌’ 경우를 숱하게 봤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와코비아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자금을 조달했다. 김 사장은 “분양되자마자 투자금을 회수하는 국내 시중은행과 달리 외국계 투자은행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돈을 빌려줘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입주 점포의 초기 부담금이 훨씬 가벼워지기 때문에 입주를 결정하기 쉬웠다. 불황형 전략이 통한 셈. 포도몰 입장에서도 전체적인 점포의 브랜드를 관리하는 게 훨씬 쉬워졌다.

패션에 문외한이었던 김 사장은 헌 패션잡지 수년치를 탐독했고 주말이면 아내를 대동하고 백화점에서 살다시피 했다. 김 사장은 ‘반드시 유치하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핵심 브랜드 풀을 만들었다. 일부 브랜드는 처음 들어본 포도몰이라는 이름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전체 브랜드 구성을 보고 마음을 돌렸다. 특히 반디앤루니스는 일찌감치 유치에 성공해 건물 설계 때부터 서적 물류창고 등을 만들었다. 포도몰은 백화점과 아웃렛 입점 상품을 7 대 3으로 구성해 소비자들이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듯한 만족감을 줬다.

또한 공간 설계에도 신경을 썼다. 성냥갑 모양의 여느 건물과 달리 포도몰의 건물 외관은 유리창에 사선이 그어져 있는 회오리 모양으로 설계돼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이는 대만의 파이낸셜센터와 센트럴백화점 등을 설계한 건축가 나이창 씨에게 외관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긴 덕분이다.

공간이 좁다는 것을 감안해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그냥 남겨뒀다. 건물 5∼9층의 에스컬레이터 주변을 상하로 확 터서 시원한 느낌을 준 것. 김 사장은 “몰링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답답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수직으로 난 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포도몰은 오후 11시까지 영업하고, 일부 해외 브랜드는 직접 수입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다.

그 결과 2월 말 문을 연 지 사흘 만에 15만 명이 다녀가면서 매출 10억 원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주말에는 5만 명, 평일에는 2만5000명이 방문하면서 월 매출 80억 원을 올리고 있다. 김 사장은 “쇼핑몰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공간”이라며 “건물만 달랑 짓는 것에서 벗어나 건물 안에 담기는 상품 및 서비스에도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서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부동산 디벨로퍼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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