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개도국 ‘DDA 막판 힘겨루기’

  • 입력 2009년 6월 27일 03시 00분


“교역국간 수입규제 품목 미리 조율”에 “무역자율권 침해하는 양보 요구” 맞서

다자간 무역협정인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를 둘러싸고 미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막판 힘겨루기가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DDA 타결에 앞서 각국의 수입규제 품목을 미리 조율하자고 주장하지만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은 “무역자율권을 침해한다”며 맞서고 있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5일(현지 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에 맞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17개국 비공식 통상장관회의에서 “지금 방식의 DDA 협상은 성공적인 결말을 가져오지 못하므로 주요 교역국 간 직접 협상을 통해 DDA 논의를 진전시키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통상장관들은 즉각 공동성명을 내고 “전 세계가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개도국들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커크 대표의 발언을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도록 사전에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미국의 제안은 DDA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미국과 개도국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한국도 민감한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유지하는 전략에 어느 정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논의가 시작된 DDA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농산물과 공산품의 수입·수출국 간 견해차가 커 번번이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는 농산물 및 비농산물 분야에 대한 잠정합의안이 만들어졌지만 긴급수입관세 발동요건에 대한 선진국과 개도국의 견해차로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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