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기준에서는 엄청나게 비싼 값이지만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차 중 최고 가격은 아니다. 수입자동차협회 회원사들이 공식 판매하는 수입차 중 가장 비싼 모델은 롤스로이스 '팬텀 EWB'. 소비자가격이 무려 8억2600만 원에 이르는 이 모델은 올해 3월에도 한 대가 팔렸다. 다음은 롤스로이스 '팬텀 드롭헤드 쿠페'와 벤츠코리아가 판매하는 '마이바흐 62S'가 각각 7억8000만 원이다. 마이바흐 62S는 올해 1월 1대가 팔렸고, 6억9000만 원짜리 마이바흐 57S도 4월에 1대가 팔렸다.
이 같은 고가 수입차는 국내에서 경기에 관계없이 일정 비율로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게 수입차업계의 설명이다. 1억5000만 원 이상 고가 수입차는 지난해 2167대가 팔렸으며,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4~6%로 거의 일정하다. 경기 침체와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수입차 판매가 큰 타격을 받은 올해에도 5월까지 1억5000만 원이 넘는 고가 모델은 889대(4.0%)가 판매됐다. 판매 가격 2억5990만 원인 벤츠 'S600'은 올해 5월까지 47대, 1억7350만 원짜리 S500은 272대가 팔렸다. 이 같은 고가 수입차의 주 고객들은 대체로 의사 등 자영업자와 개인사업가, 연예인, 2·3세 기업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억 원에 이르는 이른바 '슈퍼 카'들도 국내 법규나 인증 문제로 못 들어오는 경우가 많지 시장 수요가 없지는 않다는 게 수입차업체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도로에서는 국내에서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서는 구입할 수 없는 슈퍼 카들을 볼 수 있다. 이들 차량은 비공식 수입업자나 개인이 들여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