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 몽골사막 푸르게 바꾼다

  • 입력 2009년 6월 12일 03시 03분


대성그룹이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남쪽으로 50km 떨어진 초원지대에 건설 중인 ‘그린 친환경 에너지 공원(GEEP)’. 10kW짜리 풍력발전기 3대와 8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통해 지하수를 퍼 올려 불모의 사막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 제공 대성그룹
대성그룹이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남쪽으로 50km 떨어진 초원지대에 건설 중인 ‘그린 친환경 에너지 공원(GEEP)’. 10kW짜리 풍력발전기 3대와 8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통해 지하수를 퍼 올려 불모의 사막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 제공 대성그룹
대성그룹 ‘친환경 공원 프로젝트’ 현장 르포

몽골은 km²당 인구밀도가 1.5명.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토의 약 40%가 사실상 사막이다. 심한 가뭄과 지속적인 가축 수 증가로 사막은 점차 넓어지는 중이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국토의 90%가 사막으로 바뀔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까지 나온다. 급속한 사막화는 인근 온대지방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단 몽골만의 문제가 아닌 셈이다.

인류 공통의 숙제라고 할 수 있는 몽골의 사막화 방지에 국내 기업이 맹활약하고 있다. 에너지·환경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성그룹이 그 주인공. 10일 불모의 사막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자연의 힘으로 사막화 예방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남쪽으로 50km가량 떨어진 초원지대. 자동차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비포장도로를 1시간 반 정도 달리자 대성그룹이 ‘그린 친환경 에너지 공원(Green Eco Energy Park·일명 GEEP)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현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성그룹이 몽골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60년간 임차한 터는 330만 m².

대성그룹이 GEEP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하루하루 말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나무 잣나무 플라타너스 등 800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고 채소 재배용 비닐하우스와 묘목 재배지까지 들어서 있다.

대성그룹이 발견해낸 ‘생명원(源)’은 땅속 120m에서 흐르는 지하수였다. 전기가 없는 이 지역에서 어떻게 지하수를 상시적으로 퍼 올리느냐 하는 ‘난제’가 있었지만 대성그룹은 자연에서 답을 찾았다. 이곳에서 가장 흔한 햇빛과 바람을 활용한 것. 대성그룹은 10kW짜리 풍력발전기 3대와 8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3500t의 저수공간도 만들었다.

GEEP 프로젝트를 담당해온 박문희 대성그룹 청정에너지연구소 소장은 “과거 일본 등이 몽골에 공적개발원조(ODA) 차원에서 디젤발전기를 세워줬지만 기름을 제때 구할 수 없어 대부분 가동이 중단됐다”면서 “우리 시스템은 자연의 바람과 햇빛을 모아 얻은 에너지로 물과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십 년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GEEP 프로젝트에 27억 원을 투자한 대성그룹은 앞으로 10년 동안 1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조림과 농작물 재배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막화돼 가던 일대를 친환경 ‘에코파크’로 조성하고, 몽골의 영웅 ‘칭기즈칸’을 주제로 하는 놀이공원과 골프코스도 건설할 예정이다.

“GEEP는 세계무대 도약을 위한 발판”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이날 태양광-풍력 복합발전시설 준공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장 눈앞의 이득만 봤다면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몽골 정부와 광대한 양의 자원 개발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근처에 신국제공항이 건설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했다”면서 “GEEP프로젝트는 몽골 정부와 향후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몽골에서 쌓은 노하우를 발판 삼아 활동무대를 세계 전역으로 넓혀 나가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도 펼쳐보였다. “GEEP 프로젝트는 미래 3대 부족자원으로 꼽히는 식량, 에너지, 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에너지와 물 부족을 겪는 국가들에 현지 사정에 맞는 신재생에너지 솔루션을 보급할 것입니다.”

울란바토르=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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