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볼리비아 리튬광 공동개발

  • 입력 2009년 4월 30일 02시 57분


광물公, 현지서 MOU 체결

세계적으로 치열한 확보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략광물인 리튬을 한국이 탐사·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김신종 사장과 볼리비아 국영 광업전문기관인 코미볼사(社)의 미란다 렌돈 사장은 28일(현지 시간) 볼리비아 라파스에서 ‘리튬광 개발 공동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 양해각서는 30일∼다음 달 1일 코미볼 이사회를 통과하는 대로 효력이 생긴다.

리튬은 가볍고 에너지를 많이 저장할 수 있어 휴대전화기와 노트북PC, 디지털 카메라의 배터리로 많이 쓰이는 경금속이다. 볼리비아는 세계 최대의 리튬 보유량을 자랑하는 국가로, 매장량이 540만 t이나 되지만 아직까지 생산은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프랑스의 볼로레, 일본의 스미토모와 미쓰비시 등 세계적인 종합상사와 자동차 기업들이 볼리비아 정부와 교섭을 해 왔다. 그러나 볼리비아는 외국이 개발에 참여하는 것을 꺼려 왔다. 실제 한국이 이날 체결한 MOU도 우여곡절 끝에 나왔다. 협정문에 서명을 하기 직전까지 ‘리튬’이라는 용어를 넣을지 여부 등을 놓고 의견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막바지까지 현지 협상팀이 발을 굴러야 했다. 알베르토 에차수 볼리비아 광업부 장관이 예정된 면담을 취소하자 협상팀의 한 관계자가 직접 장관실을 찾아가 “만찬장에 딱 20분만 와 달라”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이번 MOU 체결은 비록 낮은 수준의 합의이긴 하지만 볼리비아 정부가 자원국유화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외국과 처음으로 합의문에 리튬을 명시해 공동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라파스=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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