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북미마케팅 1등공신 美내스카 에리스 막올라

  • 입력 2009년 4월 6일 22시 11분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포트워스 북쪽에 위치한 텍사스모터스 스피드웨이 자동차 경주장. 관람석만 23만석에 이르는 규모의 초대형 경기장은 거대한 축제의 장이었다. 330만㎡(약 100만 평) 규모의 주차장에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텐트를 치고 바비큐를 즐기고 있었다.

응원하는 선수와 비슷한 자동차 경주복을 입은 관람객, 페이스페인팅으로 얼굴을 치장한 어린이들,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여성팬 등 주차장에서 경기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경기장 입구 음식을 파는 임시천막, 기업들의 제품 전시관, 길거리 연주자들의 즉석 콘서트 등에는 붐비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많은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자동차 경주대회인 '내스카(NASCAR·미국 개조자동차 경주대회)'의 현장이다. 1년에 미국 내 28개 지역을 돌며 36회 열리는 내스카 경기 중에서도 텍사스 경주는 가장 규모가 큰 대회다. 이날 경기장 주변의 모습은 다른 대회와 비슷했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가 후원한다는 것. 경기장 입구에 내걸린 'SAMSUNG(삼성)500'이라는 공식대회 명칭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에서부터 트랙 한가운데 잔디밭에 새겨진 삼성 로고까지 대회장 곳곳에 삼성이라는 이름이 널려 있다.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미국 전자제품 유통체인인 '라디오 색(Radio Shack)'과 공동으로 텍사스 내스카 경주대회를 후원해오다 2007년부터 단독으로 후원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내스카 경주대회를 후원하는 유일한 외국기업이다. 일반차량을 개조해 만든 경주용 자동차들이 경기장 트랙을 334번 돌아 500마일(약 800km)을 완주하는 경기라는 뜻에서 '삼성500'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내스카는 미국에서는 미식축구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가 높은 전형적인 미국 스포츠다. 이날 20여만명의 관람객이 경기장을 찾았고 모든 경기는 TV로 생중계된다. 매년 연인원 8000만 명이 TV를 통해 경기를 시청한다.

이처럼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탓에 후원을 하려는 기업들이 많지만 미국 기업들이 후원기업 자리를 내주지 않아 삼성전자 외에 후원 기업이 없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10~12월) 미국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에서 모토롤라를 밀어내고 점유율 1위(23.7%)를 차지하는데 내스카 후원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에디 고세이지 텍사스모터스 스피드웨이 회장은 "내스카 팬들은 후원 기업제품에 대한 로열티가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높은 편"이라며 "내스카 후원으로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졌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포트워스(텍사스)=신치영특파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